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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10-15 13:53

50주년 축사 - 윤공희 대주교님

글쓴이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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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 - 윤공희 대주교님

지난 50년 동안 이 땅에 깊이 뿌리를 내린 성 베네딕도 수도회가 이제 큰 나무로 자랐습니다. 그동안 6,25 동란으로 폐허가 된 이 땅에 교회와 사회를 재건하는데 영적인 힘과 지표가 되어 주었고, 많은 거룩한 결실을 내게 해 주었습니다.

우리는 오늘 왜관 수도원 설립 50주년 금경축을 지내면서 그 더 깊은 뿌리로써 덕원 수도원과 연길 수도원을 생각하게 됩니다. 특별히 공산정권하에서 박해를 받으며, 투옥을 당하시고, 또는 치명까지 하시고, 이 땅에 묻히신 분들, 신 주교님과 백 주교님, 그리고 여러 신부님들과 수사님들을 생각합니다.

이분들은 소위 20세기 신앙의 증인들로써 새천년기를 맞이하는 교회를 거룩하게 빛내신 분들이고, 이 땅에 성 베네딕도 수도회를 깊이 튼튼하게 뿌리내리게 하고 그 영성을 더욱 풍요하게 만드신 분들입니다.

저는 덕원에서 신 주교님과 로멜 교장 신부님과 다른 모든 수도자들이 납치되어 가시는 날까지 13년 동안 덕원 신학교에서 사제 양성을 받았습니다.

저는 대신학생 때 혼자서 성 베네딕도 수도회에 입회하고 싶은 그러한 소망을 꽤 진지하게 키워오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저희 신학생들 하나하나를 너무나 사랑하고 아껴주셨던 저희 평양교구 홍영호 주교님과 또 평양 교구를 배반하는 것 같은 그런 생각에 수도회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을 접어두어야 했습니다.

저는 사제로써 50여년을 살아오면서 늘 저에게 가장 큰 감화와 영향을 준 양성자는 부모님 다음으로 바로 로멜 교장 신부님이라고 생각해 오고 있습니다.

그 분은 성 베네딕도회 수도자로써 일평생을 하루같이 기도하고 일하며, 오로지 하느님만을 추구하는 수도적 삶의 모범으로 저희 신학생들을 양성해 주셨습니다. 저의 매일 매일의 사제 생활에 있어서 로멜 교장 신부님은 언제나 영적 반성과 격려와 용기를 북돋아 주는 스승이요, 아버지요, 평생의 양성자이십니다.

앞으로 50년 안에는 한국에 자유 통일이 이루어져서, 덕원 수도원과 또 연길 수도원이 부활하고, 이 땅에 성 베네딕도 수도회가 더욱 더 깊이 뿌리 내리고, 또 토착화된 큰 나무로 자라서, 아시아 복음화의 큰 몫을 담당하는 한국 천주교회의 영성적 지주가 되고, 은총의 꽃을 더욱 아름답게, 풍성하게 피어나게 하는데 크게 이바지해 주기를 축원해마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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