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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10-15 14:03

2004년 마오로관 여름 공동실습 후기

글쓴이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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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마오로관 여름 공동실습 후기

일 시 : 2004년 7월19일7월 23일
장 소 : 안면도

2004년 7월 19일 오전 8시30분, 부관장님을 비롯한 마오로관 형제들은 모든준비가 끝난 상태다. 여름이 시작될 즈음해서 오늘을 애타게(?) 기다렸다. 그렇다고 마오로관 형제들이 어젯밤 설레이는 마음에 밤을 설쳤을리는 없다. 잠의 영성만큼은 상당히 깊은 사람들이다. 이제 관장님께서 오셔서 1호차에 탑승만 하시면 출발이다. 9시가 되었다. 30분쯤은 늦을 수있다며 즐겁고 설레는 마음으로 관장님을 기다린다. 30분이 더 흘러 1시간째 기다리고 있다. 아침부터 햇볕은 너무나 강렬하다. 출발하기도 전에 지치기 시작한다. 부관장님께서 드디어 한말씀 하신다. “얘들아.. 마오로관 안에서 기다리자...”
그로부터 3040분이 더 흐른 지금, 우리가 탄 자동차는 고속도로를 시원하게 달리고 있다. 관장님께서 늦으신 이유를 우리는 잘 알지 못하지만 굉장히 중요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아는 우리 형제들은 아무런 불평도 없다... 겉으로는...
이렇게 안면도를 향한 우리 마오로관 식구들의 여름 공동실습은 시작이 되었다. 나름대로 힘든 출발이었던 것 만큼 정말 알찬 기간이 될 것이라는 것을 믿지 않는 사람은 없다. 이제부터 5박 6일간의 2004 청원자 하계 공동실습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7월 19일 오전 10시경 출발한 우리는 금강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했다. 말끔히 새단장을 한 금강휴계소, 경치도 좋고 처음으로 군것질을 하는 아이스크림 또한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평화롭게 흐르고 있는 금강 그리고 평화롭고 즐거운 표정들의 사람들 속에서 우리 역시 평화로움을 느끼며 정말로 집을 떠나 왔다는 것을 드디어 실감하게 된다. 야호!!! 하느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오후 1시가 조금 넘어서 유명하다는 병천 순대국밥으로 점심을 먹었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인지 식당 측의 사소한 실수가 있었지만 우리 모두가 공인 인지라 얼굴에 웃음을 잃지 않는다. 하지만 총무는 정말로 즐거워 하는 것 같다. 주방의 실수로 선택한 메뉴가 잘 못나와서 지불해야 하는 돈이 줄어들었으므로...
우리는 다시 안면도로 출발했고 오후 5시 쯤에 우리의 목적지인 안면도 성당의 마당에서 짐을 풀기 시작했다. 여기서 잠깐 2호차를 운전했던 한 형제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겠다. 아주 착하게 사는 그 형제가 단 하나 못 참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자신의 차가 추월 당하는 것인 듯 하다. 출발부터 2호차에게 선두 자리를 내주어야 했던 1호차, 안면도 도착 전까지 34번 정도 추월 했지만 그 때마다 15분 이내에 반드시 보복을 당한다. 그리고 만족해 한다. 그러나 안면도 도착 후 그 형제는 부관장님께 2호차 열쇠를 빼앗긴다. 뿌린대로 거두어 들인다는 선조들의 말씀이 엄청나게 잘 이해가 된다는 느낌이다.
이제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간단하게 짐을 푼 우리는 성당 주임신부님께서 부제 중이셔서 주변해수욕장을 둘러보았다. 꽃지해수욕장이라는 곳인데, 전에 안면도 국제 꽃박람회장 이었던 곳이라 비교적 깨끗하였습니다. 단 왜관과는 다르게 섬이라서인지 구름 많고 흐른 날씨였다.
구경하다가 이제는 신부님께서 오셨을 꺼라 믿고 다시 안면도 성당으로 갔지만 여전히 부제 중이시다. 배가 고파 더 이상 기다릴 수 가 없었던 우리는 신부님게 나중에 인사드리기고 하고천막치고, 주방 만들고 샤워장 만들고, 5박6일 간 생활할 공간을 후다닥 만들었다. 오늘은 어째 아침부터 신부님들을 기다리기로 정해 놓은 날인 듯 하다. 어쨌든 저녁시간이 좀 늦었지만 우리의 믿음직한 주방 담당 형제들에 의해 양념 돼지고기와 산사춘을 한잔 기분 좋게 취기가 오른다.
안면도 주임신부님과의 첫 만남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저녁식사중에 오신 신부님, 만취상태에서 오셔서 30분 마다 같은 말씀을 되풀이하신다. “어디서 왔다고? 아 분도회” 이 부분에서 이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오해하실 소지가 있기 때문에 주임신부님의 만취상태를 조금 설명해야겠다. 원래 그러신 분은 아니고 오랜만에 동기 신부님들께서 오셔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신 듯 하다. 부디 오해 마시길 바란다.
이렇게 우리는 주임 신부님과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만한 첫 인사를 나누었다. 그러나 모두는 이때까지 전혀 몰랐다. 주임 신부님에 의해 관장님께서 공포에 떨게되리라는 사실을....
저녁 식사와 술자리는 자연스레 연결이 되었고 주임 신부님과 또 다른 한분의 신부님께서 사제관으로 가시면서 우리도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그러나 모기와의 전쟁에서 완전히 패배해 버린 우리는 첫 날 밤을 거의 뜬 눈으로 지새야 했다.

둘쨋날, 새벽부터 비가 내렸다. 많은 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내심 불안하다. 해수욕해야 하는데.... 다행히 오전에 비가 그쳤고, - 역시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신다.- 우리는 해안도로를 따라 안면도 남쪽 영목항까지 가면서 해수욕장마다 다 둘러보고 오후에 해수욕 할 곳을 결정하였다. 물론 결정함에 있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입장료를 받지 않는 해수욕장이다. 의외로 가장 규모가 크고 깨끗한 꽃지 해수욕장이 입장료를 받지 않았고 안면도 성당과 상당히 가까운 지라 오후에 그 곳에서 마음껏 수영하였다. 여기서 우리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된다. 생긴 것과 전혀 어울리지 않게 물을 상당히 무서워하는 한 형제가 있었으니, 그의 이름을 밝힐 수는 없고, 그냥 2호차를 운전하던 형제라고 말하겠다. 반면 ‘과연 저 몸이 뜰까..?’ 라고 걱정하는 많은 형제들을 무안하게 만든 한 형제가 있었으니... 그는 우리의 주방장이었고 바다 속에서 인간 고래쇼를 펼치고 있었다. 우리는 다시 한 번 진리를 깨닫게 된다. ‘역시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을 우리 인간이 다 이해 할 수는 없다...!!’
한편 우리의 관장님께서는 바닷가에 도착하자마자 제일 먼저 준비 운동을 하시고 바다에 뛰어 드셨고, 깊이가 가슴까지 되는 곳에 가셔서 얼굴만 내 놓으시고 좀처럼 모래사장으로 나오시질 않으신다. 그렇다고 수영으로 위치를 이동하시는 모습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 혹시 온천이나 사우나탕에 들어가신 걸로 착각하시는 것은 아닐까..라고 몇몇 형제들이 걱정한다.
이렇게 우리는 하느님께서 주신 대자연의 선물 속에서 마음껏 자유로움을 만끽했다.
저녁이 되어 내일을 기약하며 우리는 허기진 배를 끌어 안고 다시 안면도 성당으로 갔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주방 담당 형제들의 정성어린 식사로 우리는 배터지는 줄 알았다. 메뉴는 부대찌게... 여기서 우리 모두는 주방 당담 형제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린다. 아침을 제외하고는 모든 식사 때 마다 메뉴가 달랐으며 음식 맛 또한 상당한 수준이다. 날이 갈수록 살 찔까봐서 걱정하는 형제들이 하나 둘씩 생겼으니...
저녁 식사후 우리는 모두 관장님께 붙잡혀 있어야 했다.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면 점심식사 후 잠시 쉬는 동안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 언급해야 한다. 점심식사 후 자유와 평화를 즐기고 계시던 관장님께 안면도 성당 주임신부님께서 슬그머니 오셔서 한 말씀 하시고 가신다. “저녁에 블라시오신부님은 사제관에서 술 한잔하시죠...” 어제 만취상태의 신부님 모습이 떠오른 우리 관장님, 얼굴이 창백해지신다. 관장님 께서는 이 위기를 어떻게 탈출 해야 할지 고심하시는 표정도 나타내신다. 이제와 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바다에 들어가셔서 위기 모면의 방법을 고민하시느라 그렇게 사우나 탕에 들어가신 듯한 행동을 하신 것이 아닐까라고 느껴진다.
아무튼 신부님께서는 방법을 찾으신 듯 했고, 그 방법에는 우리 형제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했다. 신부님께서 형제들을 보시며 비장한 표정으로 말씀하신다. “여러분, 사제관에 불이 꺼질 때 까지 여러분들은 저와 함께 술자리를 지켜야 합니다. 술은 마시지 않아도 좋으니 먼저 잠자리에 드는 것은 절대 않됩니다.” 이렇게 우리들의 술자리는 시작이 되었고 전날 오랫동안 운전을 했던 총무를 제외하고는 모두 천막안에서 포도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난후 술자리에서 갑자기 나타나신 주임 신부님... 조금은 느끼한 목소리로 “기다렸는데 지금 가시지요.. 사제관으로” 이때 관장님의 표정은... 입회해서 처음으로 관장님이 불쌍하다고 느껴지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그런 표정도 잠시 우리의 관장님은 아주 계획적이고 치밀하고, 구체적이고 사실주의에 입각한 멘트 한 마디를 하신다. “오랜만에 저희끼리 술자리 마련해서.....” 아니 신부님이 거짓말을..? 어제는 술자리가 아니었단 말인가? 우리는 주임 신부님만을 바라보며 우리의 멋쨍이 주임 신부님, 제발 블라시오 신부님과 함께 사제관으로..... 그러나 우리의 바램이 사라지는 주임 신부님의 말씀, “그럼 오늘은 여기서....”
이 말이 나오기가 무섭게 바로 대답하시는 우리의 관장님.. “넵!!” 주임신부님의 가신 후 드디어 관장님의 표정은 평화로워 진다. 하지만 우리는 내일을 기약한다.

셋째날, 오전부터 뜨거운 햇살이 살에 부딪힌다. 이틀 동안 오전에는 항상 흐렸는데 드디어 아침부터 비싼 썬 크림을 바르게 되었다.
아침 식사 후 오전에는 안면도 남쪽 고남 패총 박물관에 가서 역사 공부를 하였다. 점심식사가 거의 끝날 때 쯤, 시메온 수사님께서 오셨고 오후에 역시 꽃지해수욕장에서 해수욕을 즐겼다. 앞에서 물을 무서워한다고 밝힌 한 형제는 큰 마음 먹고 구명조끼을 걸치고 비장한 표정으로 수영하다 얼굴이 사색이 되며 한마디 한다. “와 목까지 물이 올라왔네 너무 깊은 데까지 들어왔군!” 이때 유유히 물살을 가르며 옆을 지나가더 시메온 수사님께서 갑자기 일어나셨는데... 헉 옆 형제의 목 바로 아랫부분에 있는 물이 시메온 수사님께는 허리 부분에서 찰랑 거리고 있다. 충격 받은 듯한 맥주병 형제, 잠시 고민하더니 “내가 왠만 하면 수련착복하기 전에는 죽지 않으려구 애썼는데....어머이 왜 저를 이렇게 낳으셨는지요”라고 울부짖으며 구명 조끼를 벗어 던진다. 이 형제 충격이 조금 오래 갈 듯 하니 이 글을 읽고 계신 모든 분들은 잠시 침묵 중에 이 형제를 위해 화살기도 한번씩 부탁드립니다.
저녁은 시메온 수사님께서 회를 사주셔서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 “시메온 수사님 감사합니다!!”
저녁 식사후 일찍 들어가면 안 된다는 관장님의 처절한 몸부림에 우리는 중국 등 축제를 보고 밤 11시가 훨씬 넘은 시간 성당에 도착했다. 그러나 우리의 주임 신부님도 만만치 않으셨다. 그 시간에 사제관에 불이 켜져 있고, 사제관 창문에서는 주임 신부님께서 블라시오 신부님을 쳐다보고 계신 것이 아닌가... 하하 드디어 때는 왔다며 마음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는 우리 들을 향해서 관장님은 처절하게 소리치신다. “얘들아 우리 술 한잔하자!!”
얼마나 처절한 목소리였는지 사제관에 불이 바로 꺼지고 안도의 한숨을 쉬시는 우리의 관장님.. 흑흑... 보낼수 있었는데... 또다시 내일을 기약한다.

넷째날, 아침식사 후 우리는 썰물로 바닥이 훤히 들어난 두여 해수욕장으로 조개 사냥에 나섰다. 사냥을 나설 때 우리는 부푼 희망을 가슴 가득히 안고 있었다. 우리가 잡은 조개로 조개구이, 조개탕 등을 먹는다는 꿈을 꾸며... 그러나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두시간 가량을 조개를 찾아 여기저기 삽질만 열심히 하고, 예쁘게 잘 있는 모래는 뒤집어 놓고, 관장님께서는 여러 군데 파지말고 한군데 만 파라 하시며 정말로 한군데 파시는데...허리가 걱정 된다.. 결국 조개는커녕 아침부터 힘만 빼고 허탈감에 빠진다. 오전부터 체력 소비가 심해서인지 오후에는 나이드신분들 중심으로 한 팀은 자연 휴양림으로 가고 그나마 젊은이 들은 역시 해수욕장으로 향한다. 오늘 저녁식사 때는 주임신부님을 모셨다. 그러나 저녁 식사후 관장님께서는 주임신부님의 눈치를 살피시며 두뇌를 빠르게 회전시키신다. 결국 ‘내년에 청원기 또 할래..?’라는 무시무시한 말씀의 영향으로 우리는 저녁 식사 후 중국 기예단 공연을 보러 갔다. 이리하여 공포의 사제관 사건은 막을 내린다. 관장님의 탁월한 위기 관리 능력은 비서실 업무로 인해 날마나 향상 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마지막 날, 오늘은 아침부터 푹푹 찐다. 우리는 이제 떠나는데, 날씨는 이제부터가 시작인 듯 하다. 모두들 은근슬쩍 하루 더 있을까..라고 하지만 결국 계획했던 것처럼 집으로 향하기로 했다. 아침 식사후 정리하는 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집으로 향할 때 운전하시는 분들은 정신없이, 하지만 꽤(?) 안전하게 자동차를 운전한다. 아마 관장님께서 저녁기도는 사수동에서 하자고 하신 말씀이 큰 영향을 비친 듯 하다. 사수동 수녀님들과 함께한 저녁기도는 우리에게 또다른 감동을 전해주었다. 어쩌면 그렇게 똑같은 목소리로 아름답게 하느님 아버지께 찬미를 드릴 수 있을까...? 저녁기도가 끝난 후 수녀원 객실에서 수녀님들과 간단히 인사했다. 이 기회에 다시 한 번 그 때 저희를 반갑게 맞이 해 주신 수녀님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드린다. 또한 우리와 잠시 인사를 나눈 지원기 자매님들께서 하느님 아버지의 평화 안에서 기쁘게 생활 하시길 빈다. 우리는 사수동을 나와서 저녁 식사를 한 후 집에 도착을 하였다. 다들 무척 피곤해 보이긴 하지만 우리가 믿었던 대로 4박 5일 간의 공동실습은 너무나 알차고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이제 내일부터 다시 기도하고 일하는 우리 집에서 일상의 생활을 하겠지만 이번 공동 실습으로 인해 서로가 더 사랑하게 되었고 또 세상 속에서 여러 모습의 하느님 아버지를 발견하게된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저희가 안전하게 다녀 올 수 있도록 기도해주신 공경하올 아빠스님과 여러 선배 수사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2004 청원자 하계 공동실습을 마친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일에 영광 받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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