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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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10-05 23:11
시몬 아빠스님, 교부들의 순교 (1)교회의 아버지, 교부
 글쓴이 : 김영진
조회 : 103   추천 : 0  

시몬베드로 아빠스님께서 2003년 여름, 대구 대명동 성당에서 하신 강의입니다. 영성의 향기 제87교부들의 순교를 글로 정리하였습니다. 평화방송에서 동영상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인터넷주소 http://www.cpbc.co.kr/onmedia/programe.php?code=&cid=76257

 

(시작 기도)

우리 같이 기도로 시작합시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하느님 아버지 당신 아드님의 복음을 우리 순교자들의 피를 통하여 우리에게 전해주셨나이다. 수많은 순교성인들을 본받아서 우리의 미약한 믿음을 굳세게 해주시고, 오늘 이 시간에 저희와 함께 하시어 당신 성령의 불을 놓아주시고, 특별히 오늘 우리가 같이 보게 될 안티오키아의 성인 이냐시오스와 스미르나의 주교 성 폴리카르포스 성인의 모범을 본받아 더욱 열심히 살 수 있게 은혜 베풀어 주소서. 당신의 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교부학 소개)

저는 작년 이맘때 영성의 향기 프로그램에서 일반 영성에 관하여 강의한 적 있습니다. 이번에 교부시대의 영성에 대하여 네 차례 강의를 해달라는 부탁받고 많이 망설였습니다. 왜냐하면 신학교나 교리신학원에서 교부학 강의를 해 왔지만, 일반 시청자에게는 별로 알려지지 않는 교부, 그것도 일정한 시간 내 얼마나 소개할 수 있는지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10여 년 전 가톨릭 신문에 1년간 교부들에 대하여 연재한 적이 있었고, 또 왜관 수도원에서 발간하는 들쑴날숨 월간지에 2년 이상 연재하고 있습니다. 또 분도출판사는 교부문헌 총서를 대역본으로 지금까지 14권 출간하였고 계속 출간하기 위하여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년 전 교부학을 전공한 학자들, 그중 대부분 신학교 교수들이 모여서 교부학 연구회를 결성하였고, 교부문헌들을 소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가톨릭 신문에 1년간 교부들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신자들에게도 이제는 교부들이 전혀 생소하지 않다는 생각에서 용기를 내어 이번 강의를 하도록 하였습니다.

 

(성전, 거룩한 전승)

그리스도교는 계시종교입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믿고 고백하는 것은 하느님의 계시에 의한 것이지, 인간의 머리로 꾸며낸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2차 바티칸 공의회의 중요한 문헌 중의 하나가 계시헌장입니다. 계시헌장 7항에서 10항까지 계시의 원천에 대하여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계시는 성서(聖書)성전(聖傳)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되는 데, 이 두 가지는 하느님의 똑같은 원천에서 흘러나오므로 하나를 이룰 만큼 서로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다고 말합니다.

 

계시의 두 가지 원천 중에서 성서는 신구약성서를 말하는 것이 분명한데, 거룩한 전승 이란 뜻의 성전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합니까? 이에 대해 대부분 사람들은 대답을 얼버무리기 일쑤입니다. 계시헌장(8)은 이어서 성전의 주된 내용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교부들의 말씀은 믿고 기도하는 교회의 실생활 가운데 풍부히 흐르고 있는 이 성전의 생생한 현존을 입증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교부들의 가르침은 성전의 주축을 이루어 있기 때문에 교부들에 관한 연구는 하느님의 계시에 접근하는데 중요하고 필요불가결한 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부, 교회의 아버지)

사실 사도 요한은 복음서를 끝맺으면서 예수께서 행하신 다른 일도 많이 있다. 만일 낱낱이 다 적는다면, 온 세상이라도 그 책들을 모두 담아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요한 21, 25)” 라고 하였습니다. 이 말씀이 암시하는 바와 같이 사도들은 복음서에 기록된 주님의 가르침과 행적들 외에 다른 내용들도 제자들에게 틈틈이 들려주었을 것이고 사도들의 서간들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어떤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주님의 복음의 정신에 따라 그 문제 해결방안을 제시하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사도들의 제자들은 사도들 이후에 갓 태어난 교회의 책임자, 즉 주교로 세워졌으며 맡은 교회를 사도들의 가르침에 따라 다스리면서 지역과 시대에 따라 새로이 발생하는 문제에 대처해 나갔습니다. 이러한 가르침의 계승을 전승(傳承)’ 이라고 하고 교회의 지도자들이 교부(敎父)’인 것입니다. 사실 교회의 지도자들의 권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표현은 사도들의 가르침에 따라또는 우리가 전해들은 바에 따라이었습니다. 그래서 신앙의 규범 또는 신앙의 고리 라는 말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쇠사슬을 보면 고리가 서로 묶여져 있지요. 마치 고리가 끝으로 올라가면 사도들, 그리고 예수님께 이른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교부학에서 교부란 말은 무슨 뜻입니까? 교부 란 말은 파테르 에클레시에 (Pater Ecclesiae, 영어 Father of the Church) 교회의 아버지, 즉 우리에게 신앙을 가르쳐준 분들로서 일반적으로 1세기부터 7세기까지 초대교회 지도자들 또는 학자들을 뜻합니다. 교회의 교부들은 수백 명이나 되고 그들이 남긴 문헌은 실로 엄청나게 많습니다. 여러분들 혹시 해인사의 팔만대장경을 떠올리며 불교문헌이 굉장히 많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지금으로부터 1900년 전부터 1400년 전까지 쓰인 교부들의 문헌은 이보다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사실 교부들의 문헌을 요즘 400쪽 책으로 출판한다면 적어도 만 오천 권정도 될 것입니다. 이러한 교부들 문헌은 양피지에 손으로 직접 쓴 필사본으로 되어 있습니다. 교부시대를 우리나라 역사와 비교해보면 초기 삼국시대에 해당됩니다. 앞으로 4차례 강의를 통해서 이중에서 몇 분, 몇 문헌을 소개하면서 교부시대의 영성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순교, 파스카 신비에 대한 증언)

오늘은 순교영성의 모범을 보여주신 안티오키아 성 이냐시오스(Ignatius) 주교를 소개하겠습니다. 우리는 순교자들의 피로 증거된 가르침을 받아 믿는 신앙인들입니다. 우리 신앙의 핵심 또는 복음의 중심은 주님께서 인류의 죄를 사하시기 위하여 십자가에서 죽으셨지만 부활하셔서, 죽을 인간이 부활의 영광을 얻게 되리라는 내용입니다. 신약성서의 복음서는 물론이고 다른 성서들도 모두 이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것을 파스카(Paska) 신비라고 합니다.

파스카 신비의 핵심이 주님의 죽음과 부활이라는 점에서 나자렛 출신 예수의 십자가 죽음은 공개된 역사적 사건이었기 때문에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지만, 그 분이 부활하셨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부활하신 주님을 보았다는 이들의 말을 통해서 증언된 것입니다.

사실 빈 무덤, 부활하신 주님을 보았다는 제자들의 말을 어떻게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겠습니까? 사도들과 그 제자들과 그의 제자들의 제자들은 목숨을 바쳐서 이 파스카 신비를 전했습니다. 그리스어 마르튜론(μαρτύρων, martyrōn)에서 따온 마르티리스(martyris)라틴어순교자인데, 대부분 서양언어에서도 그렇게 사용합니다. 본래 뜻은 증거하다입니다.

우리가 어떤 진리를 증거할 때 내 명예와 재산을 걸고 증언하다고 말할 수 있지만, 내 목숨을 걸고 증언한다면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밖에 없는 목숨이 가장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제자들로부터 로마제국 삼백년 동안 이런 증거자들이 있었고 이를 우리말로 순교자라고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