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만이 아니고 성서 주석도 썼습니다. 성경에 대한 주석에는 세 가지 형태, 즉 스콜리아, 호밀리아, 볼루미나가 있습니다. ①첫 번째 스콜리아(scolia)는 ‘발췌해석’ 입니다. 이것은 성서 중 중요한 대목을 골라서, 발췌해서, 주석하고 해석하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그 분량이 어마어마하게 많습니다. 이름만 열거해도 상당히 많습니다. 저는 어떻게 이렇게 했는지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탈출기, 레위기, 이사야서, 시편, 집회서, 요한복음 등, 그렇게 많이 했습니다.

②두 번째는 호밀리아(homilia) 인데, ‘강론’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리게네스는 전례 중에서, 즉 전례하면서 성서대목에 대한 강론을 했습니다.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에 강론했다고 하고, 오리게네스 전기를 쓴 팜필루스는 “그분은 매일 강론했다”고 합니다. 10분짜리 강론이 아니고 1시간이 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너무 좋아해서, 졸지도 않고, 더 듣고 싶어 해서 그랬다고 합니다. 그만큼 내용이 좋았겠지요.

이것은 그리스말로 쓰였기 때문에, 라틴교회에서는 번역해야겠지요. 그래서 예로니모와 루피누스 라는 분이 부리나케 번역합니다. 그리스말 원본은 대부분 상실되었는데, 라틴말 번역본만 보존된 경우가 많아요. 그것도 엄청나게 많습니다. 목록만 이야기해도 한참 걸립니다. 예를 들면, 창세기 강론 16개, 탈출기 강론 13개, 레위기 강론 16개, 민수기 강론 28개, 여호수아 강론 26개, 유딧 강론 9개 등 오리게네스가 쓴 강론 450여개 중 279개만 전해지고, 그중 21개만 그리스어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모두 상실되었습니다.

그 분 머릿속에는 컴퓨터가 몇 개 들어있습니다. 어떤 구절을 이야기 하면 사방에서 인용해 오는 것입니다. 이 책 ‘교부들의 성서주해’ 에는 오리게네스를 포함하여 많은 교부들의 주해를 모은 것입니다. 예를 들어 창세기 “태초에 하느님이 계셨다” 그 한마디에 수많은 교부들이 이야기를 합니다. 이를 모은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 가톨릭 보다 개신교 목사님들 설교에 유용할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가톨릭에서 더 많이 사용해야겠지요.

③세 번째 유형은 주해(註解), ‘볼루미나(volumina)’ 라고 합니다. 이것은 신자들의 교육, 교화를 위한 강의(講義)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해는 ‘성서를 어떻게 주해하는가?’ 즉 ‘어떤 방법으로 주해하는가’에 따라서 더 나누어집니다. ①문자적으로, 즉 글자대로 주해하는가? 또는 ②은유적으로 주해하는가? 또는 ③신비적으로 주해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은유(隱喩)’라는 것은 비유이지요. 예수님도 비유로 설명하셨지요. 예를 들면 “씨 뿌리는 자의 비유”가 있지요. 땅은 무엇을 말하고, 씨는 무엇이고, 돌밭은 무엇이고, 성경에도 조금 해설이 나오지요. 그런 식으로 해설하는 것을 ‘은유적’ 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은유적으로 해설하는 것이 너무 지나치면 소설을 쓰는 것이지요. 그래서 오늘날 성서학에도 두 가지 경향이 있습니다. 문자적으로 하는 것, 즉 글자와 본문에 충실해서 하는 것, 신비적인, 은유적인 방법으로 하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주석방법에 따라 다릅니다. (주4)

그런데 이 분은 성서를 통째로 합니다. 마태오복음 주석, 요한복음 주석, 로마서 주석, 아가서 주석 등이 있습니다. 저는 흉내도 못 냅니다. 우리는 한 구절에서 얼마나 생각납니까? 그런데 이 분은 한 구절에서 기가 막히게 깊은 의미를 찾아냅니다. 이런 풍부한 지식과 하느님에 대한 열정을 보면, 무어라 할 말이 없습니다. 그런 열정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 분의 유실된 작품, 즉 이름만 전해오는 것들이 있습니다. 에우세비우스는 ‘창세기 주해 13권은 없어졌다’고 하고, ‘시편 주해 41권도 없어졌다’고 하고, ‘이사야 주해 37권도 없어졌다’고 하고, ‘애가 주해도 없어졌다’고 하고, 이름을 열거하기도 어려울 정도입니다. 어떻게 그런 것을 했는지, 머리에서 나올 수 있었는지 의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오리게네스에 대해 이야기 할 때는 ‘천재 중의 천재’ 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이 분의 머릿속에는 하느님의 말씀이 그대로 들어있는 것입니다.

(주4) 성경 주석 (그리스어 엑세게시스, 영어 엑시쥐시스 exegesis)

성경 본문의 의미, 출전, 다른 본문과 관계를 설명하고 해석하며 주해(註解 주 달고 해설)하는 모든 것을 포함한다. ‘해석학(허르머뉴틱스 hermeneutics)’ 와 거의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참고로 개인생각이나 견해를 강요하는 것은 ‘주석’ 이 아니고 ‘주관적 해석(아이시쥐시스 eisegesis)’ 이다.

초대교회에서 테르툴리아누스와 이레네우스는 문자적, 역사적 방법으로 성경을 해석하였고, 오리게네스는 비유적(알레고리)로 해석하였다. 중세에는 4중해석으로 발전한다. ①문자적 혹은 역사적 해석, 즉 단어 그대로 해석하는 것, ②교훈적, 도덕적 해석, 즉 교훈과 도덕면에서 해석하는 것, ③은유적, 풍유적 해석, 즉 문자 이상의 의미를 찾는 것, ④신비적, 영적 해석, 즉 하느님 나라에 대한 영감과 계시를 찾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예루살렘’ 을 문자적으로 해석하면 ‘도시 그 자체’ 이며, 교훈적 의미로는 ‘인간의 영혼’ 이며, 은유적 의미로는 ‘교회’ 이며, 신비적 영적 의미로는 ‘하늘나라의 도성’ 을 말한다.

본문의 연관성에 따라 세 가지가 있다. ①내적 주석은 본문의 어법과 문법구조, 다른 부분들과 상호 연관성을 밝히고 의미를 확인하는 것이다. 교부들이 많이 사용하였다. ②외적 주석은 본문이 쓰인 곳의 지리, 역사, 문화를 파악하고 의미를 밝히는 것이다. ③상호 주석은 본문을 다른 본문과 비교하여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다. 고대 교회의 주석방법 중 하나이다. (출처 ①Exegesis https://en.wikipedia.org/wiki/Exegesis ②주석(해석학) 위키백과, ③성서해석학 위키백과, ④교부들의 성경주해, 구약성경III 분도출판사. 2015. 3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