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물은 나눌수록 풍요롭다. <마르코 6, 34-44>

주님을 따라다니던 군중은 목자 없는 양들 같아 많은 것을 가르치셨다고 합니다. 그 많은 사람이 먹을 것을 먹지 못하고 산과 들을 다니다가 그들의 시장기를 눈치채신 주님은 먹을 것을 주시려고 했다고 합니다. 남자만 5,000명을 먹이신 일을 빵의 기적이라 합니다. 누가 가지고 있었던 것인지 빵 다섯 개, 물고기 두 마리로 기적을 일으켰습니다. 여기 기적의 의미를 살펴보면 모세 시대 때 만나와 메추리가 하늘에서 땅에 떨어져 그 많은 백성을 먹게 한 기적 같은 것이 일어났을 수도 있고 다른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그 당시 유대인들은 길을 떠날 때 중간에서 먹을 것을 준비하여 떠났다고 합니다. 거기에는 이방인도 섞여 있어 때가 되어도 먹으려니 아깝고 혼자 먹자니 체면상 안 되고 해서 굶고 있다가 주님이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들고 어린아이가 이것을 모두 먹으라고 내놓았습니다.

여기서 기적의 두 가지 가능성이 나옵니다. 첫째, 천지 창조주이신 하느님의 신비스러운 현상으로 빵 바구니를 돌리면서 하나 나누면 둘이 생기고 둘 나누면 네 개가 더 생겨서 5,000명 다 먹이고 그래도 남은 빵의 조각이 열두 광주리나 되었다고 합니다. 다른 설명은 나눔이 얼마나 큰 힘인지를 보여주는 협동의 신비입니다. 각자 자기 가방을 열어서 가진 바를 나눔으로써 풍요로운 잔치가 되었습니다. 저는 사회적 개혁으로 적은 것을 나눔으로 위대한 일을 해낸 경험이 있었습니다. 신용협동조합 운동은 각자 적은 돈을 모아서 큰돈이 되어 서로 돕는 경우입니다. 구미 신협은 50년이 넘으면서 1,200억 원이 모여 수천 명의 경제 사정을 돕습니다. 사업 자금, 가정 경제, 어려운 사람을 돕고 있습니다. 또한 본당에 잔치가 있으면 적은 돈이나 조금씩 추념하여 7, 8백 명을 위한 잔치를 치르고 개인적으로 할 수 없는 일을 해냅니다.

오늘 주님이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들고 이렇게 기도하셨을 것입니다. “여기 한 아이가 우리를 위해 빵과 물고기를 내놓았습니다. 우리도 각자 가방에 있는 것을 내놓고 나누어 주린 배를 채웁시다.” 이런 기적은 서로 사랑하는 가운데 일어나는 기적입니다.

우리는 지금 하늘에서 무엇이 떨어지기 바라며 살지 말고 우리가 서로 나누며 살아 풍요로운 생활을 이어나가야 합니다. 나누는 사람은 더 많은 축복을 받고 풍요롭게 됩니다. 적은 것을 나누어 모으고 많은 사람이 풍요로움을 받도록 기도합니다. 어느 동네에 가난한 청년이 결혼하게 되었는데 각 집에서 막걸리를 부조하기로 하여 독에 술을 한 주전자씩 모으려 했는데 막상 잔치에 사용하려 하니 맹물이었다고 합니다. 이유는 모두가 ‘나 한 사람 중 술독에 물을 넣어도 술이 되겠지’하고 각자가 생각했다고 합니다. 진실과 사랑으로 나누어 풍요로운 삶이 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