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빛에 달빛은 힘을 잃는다. <요한 3, 22-30>

달빛은 밤길을 가는 나그네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캄캄한 그믐날 앞뒤를 구별 못 하나 달이 뜬 밤은 앞뒤를 구별하게 됩니다. 그러나 태양의 빛이 지구 위를 비추면 달은 빛을 잃고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어느 날 밤에 태양 빛이 지구에 가려 달이 빛을 발하지 못할 때도 있고, 어느 날 달이 태양의 빛을 가려 태양이 빛을 지구에 보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는 그런 것을 월식, 일식이라 합니다.

태양이신 주님이 세상에 오셨지만, 세례자 요한에 가려 일식 현상이 나타날 때도 있고 우매한 사람들의 행위로 태양의 빛이 달을 통해 전달하지 못할 때도 있어 서로가 상호작용으로 빛이 어둠이 되고, 어둠이 빛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빛으로 세상의 어둠을 비추며 살아가야 하지만 어느 날 우리의 탓으로 빛이 비치지 못하고 많은 사람을 어둠 속에 살게 합니다. 어떤 때는 달과 같은 장애물이 있어 빛을 보지 못하게 되는 때가 있지만, 내 탓이 아니라 환경이나 제도적 조건 때문입니다. 자연은 시간을 기다리면 자연히 되돌아가지만, 인간의 삶은 자기 노력이 뒤따라야 합니다.

빛 속에 살기 위해 하느님에게서 오는 은총의 삶을 계속해서 살고 투명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유리가 더럽고 꽉 막히면 빛이 통과하지 못하게 됩니다.

우리 삶의 보편적 가치를 잃어버리게 되는 우월감, 자만심, 상실감, 절망감이 어둠 속에 사는 결과를 만들어 냅니다.

빛이란? 긍정적, 진실성, 가난한 마음, 상대의 좋은 점만 보고 가치를 인정해주는 겸손한 마음이 필요하고 빛을 받아 빛을 전하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에게서 오는 빛을 차단하지 말고 나를 통해 빛이 어둠을 비추도록 “그분은 커져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 선배라는 이유로, 먼저 태어났고, 먼저 그 일을 했다고 자랑하고, 뒤따라오는 사람을 무시하지 맙시다. 후배가 더 성장하여 하느님의 더 큰 일을 하도록 밀어주고, 유익한 사람으로 남아야 합니다.

태양이 하늘 높이 떠올라 달이 빛을 잃어도 당연하게 생각하듯이 잃은 빛을 탓하지 말고 겸손하게 수용하고 더 나은 세상이 이어져 만들어지도록 기도합니다. 어둠을 비추는 빛의 방해가 되지 않도록 더욱 자세를 낮추며 투명한 유리처럼 살아갑시다. 겸손하고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