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사람 구원 <마르코 1, 40-45>

주님은 가장 소외된 사람들을 가까이하시며 구원의 역사를 시작하셨습니다. 특별히 건강한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사회활동을 못 하는 병든 사람들을 가까이하셨습니다. 주님의 일은 우리의 일입니다. 교회는 주님이 하신 일을 따라 살아야 합니다.

왜관 수도원이 왜관에 와서 제일 먼저 한 일은 헐벗고 굶주리는 사람들 돌보고, 나환자를 돌보는 시설을 만들고 많은 인원을 수용하는 것입니다. 왜관 지역은 삼청동, 성주는 용봉동에 정착촌을 만들어 땅을 사들여서 집을 짓고 양계 양돈을 하도록 하여 자립하도록 힘쓰며 용봉에는 전국 나환우 병원을 지어 나병 환자들의 다른 병도 돌보아주었습니다. 저도 보좌 신부로 성주, 용봉 공소와 정착촌을 다니며 미사와 성사를 주고 그들과 가까이 지냈습니다. 삼청동은 오래간만에 가면 50년 전 함께 찍은 사진을 내보이며 우리 집 가보처럼 모시고 보고 있다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

덕분에 소록도 나환우 피정도 가서 3박 4일 지내고 온 기억이 저를 행복하게 합니다.

이제 우리가 직접 돌보지 않아도 정부의 보조로 잘살게 되었다고 합니다. 언젠가 나환우 주일 미사 강론을 하다가 오늘 나환우 축일인데 우리도 많은 도움을 받았으니 우리보다 소외된 나환우를 돌보는 헌금을 내자고 하니 꽤 많은 돈이 모금되었습니다.

교회의 사명은 죄를 짓고 외롭게 살고, 늙어서 돌보는 이 없는 외로운 사람 돌보고, 직장이 없어 가난하여 외롭게 사는 이들을 돌보고, 병들어 죽어가는 이들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일에 좀 더 힘을 쓰고, 그들과 친구 되어 하느님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계심을 증명해야 합니다.

우리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의 손을 마주 잡아 주어야 합니다. 내민 손 뿌리치지 말고 잡아주고, 이끌어 주고, 먹을 것 입을 것 쉬는 집 모두 잘 준비하여 제공해야 합니다. 우리 수도원의 좋은 점 중 하나는 외롭게 임종을 맞이하지 않고, 형제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작별인사와 기도로 외롭게 가지 않고 형제들과 함께 가는 아름다운 정통이 있습니다. 어느 날 나이 많은 수도자 한 분이 이북에서 내려와 친척이나 아는 사람이 없어 일생 편지 한번 받아보지 못하고 사시다가 임종 시 주위를 돌아보며 “아빠스님과 수도 형제들이 지금껏 받아주고 사랑해주어 감사합니다.”하고 임종하시는 광경은 아름다움 그 자체였습니다.

주위의 외로운 이들을 돌보며 사랑하고, 함께 사는 행복을 나누어주면서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