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을 모르시는 분 <마태 9, 18-36>

주님은 시편에 의로운 사람의 말을 들어주시고 불의한 사람의 말을 거절하시는 것같이 말씀하지만 거절을 모르시는 분입니다. 오늘 복음에 회당 장 딸의 죽음에서 살리시는 것과 예수님을 시험하려는 바리사이나 율법 학자의 질문을 거절하지 않고 들어주시고 응답하셨으며 마지막 유다의 배신도 허락하시어 거짓 인사까지 받아주신 분입니다. 마음에 드는 사람이나 유익한 사람의 청을 들어주고, 반대 입장에 선 사람의 청은 정의를 거슬러 불의하게 거절하고, 자기편에 선 사람은 불의해도 정의롭다고 받아들이는 것은 공평하지 않고 인간의 도리를 따라 살지 않는 것입니다.

거절을 모르고 좋은 일이라면 어떤 어려움에도 해를 입으면서도 해야 하는 사람을 어리석다고 하지만, 우리는 김수환 추기경을 바보라고 합니다. 한마디로 손해 보면서도 시간 낭비, 체면에 상처받고도 청하는 바를 행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하느님의 사람으로 살기 위해 청을 거절하지 않고 살기로 마음먹고 있지만, 저녁에 밤 8시 30분경 상담 오겠다고 하는 사람을 “아니요. 다음날 오세요.”하고 거절하고는 잘했다는 마음이 들지 않아 오늘 아침에 오시라 했는데 오시겠다고 하여 모든 계획을 뒤로하고 기다립니다.

우리는 마음만 있으면 거절 없이 무엇이든지 응답하고 마음을 편하게 합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목마르다.” 하시고, 쓰디쓴 약을 받았으나 뱉어버리지 않고 삼키셨습니다. 미국의 전 대통령인 오바마가 자기를 욕하는 댓글을 지우지 않고 그대로 두고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소통의 장애는 거절에 있습니다. 누가 나를 미워하며 욕하고 비방할 때 그것까지 받아들이는 사람은 참으로 하느님의 사람입니다. 착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면 스스로 행복한 사람이 됩니다. 신학생 때 친한 친구와 다투고 성당에 가서 기도하며 마음을 풀고 마당에 오니 아직도 그 친구는 화가 나 있는데 웃으며 다가갔다가 또 욕먹은 적이 있었지만, 바보처럼 더 웃었습니다.

주님을 따라 하느님의 나라에 살고자 하는 사람은 박해나 죽음이나 받아들이며 살고 모든 이에게 모든 사람이 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