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가난한 사람 하느님 나라에 산다. <마태 11, 28-30>

짐을 지고 허덕이는 사람은 짐 자체가 아니라 짐을 지는 자세가 문제입니다. 마음가짐에 따라 짐은 가벼워지기도 하고 더 무겁기도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기를 원하고, 힘들게 살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고생하고 무거운 짐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주님께서 우리의 고생과 무거운 짐을 가볍게 해주시겠다는 약속을 저는 상담 중에 체험하게 됩니다. 고통에 시달리고 사는 것이 힘이 들어 불면증, 불안 증세 등 현대적 병을 지니고, 식은땀이 나고, 가슴이 떨리고, 안정을 취하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어떤 때는 살고 싶지 않고 죽고 싶다고 하소연합니다. 함께 이야기를 들어주면 우선 눈물을 흘리고, 눈물 뒤에 웃음이 찾아오면 이야기는 안정과 평화의 길로 나갑니다.

가난한 마음이란?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입니다. “저는 이렇게 살고 싶은데 그런 삶이 저에게는 없습니다.” 건강하게 살고 싶은데 병원에 가면 암 진단을 받을까 걱정이 생기면 잠이 오지 않아 불면증이 생기고 암 진단을 받은 사람은 죽을까 걱정되어 불안해집니다.

온유함이란? 유연하고, 서둘지 않고, 순응하여 적응력을 지니는 것입니다. 겸손이란? 자세를 낮추며 욕심을 버리는 것이며, 높은 것을 보지 않고 낮은 것을 보고 매사에 만족하게 사는 것입니다.

주님은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지고 나에게 배워라.”

이 힘 있는 말씀을 듣고 따를 수 있으면 주님의 멍에는 가볍고 편안해진다는 말씀입니다.

주님이 사람으로 지신 고통과 무거운 짐은 인간이 당하는 극단적 상태였습니다. 주님은 어떤 어려운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받아들이고 감내하셨습니다.

어려움을 당하고 느낄 때마다 십자가는 위로와 힘을 주십니다. 그래서 주님에게 배우게 됩니다. 또한 가르쳐 주신 온유와 겸손은 어떤 처지에 있든지 자신을 낮추며 적응의 원리를 깨닫게 해주십니다.

자신의 처지를 부정적으로 보고 남과 비교하면서 시기나 질투를 하면 그 짐은 더 무겁고 감당하기 어려우나,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살면 어떤 난관에서도 헤어날 수 있습니다.

10년, 20년 수도자로 수도승적 삶을 연마하고, 수련을 받고 5~6년 수고한 다음에도 “나는 여기가 있을 곳이 아니야” 하고 고민하고, 잠을 설치고, 그만하려고 한다면 십자가의 길을 하시면서 우리 같으면 몇 번 넘어지고 피와 땀을 흘리시며 골고타산 위에 승리의 십자가를 세우지 못하였을 것을 주님은 세우시고 죽기까지 순종하신 것을 묵상하기를 권유합니다. 주님은 승리의 십자가를 세워 온 인류의 구원을 완성하셨습니다.

자기가 짊어진 멍에를 주님과 함께 지고 가면 가벼움을 깨닫고, 목적지까지 달려 나갈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