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간 사람 몫은 있어도 잠자는 사람 몫은 없다. <루카 18, 35-43>

밖에 나간 사람은 챙겨주는 사람 있어도 집 안에 있으면서 관심이 없으면 “일어나 챙겨서 먹겠지” 하고 버려둡니다. “대장간의 식칼이 녹슨다.” 이런 말은 진, 선, 미의 가까이 있으면서 깨닫지 못하고 엉뚱하게 다른 것에 관심을 두거나 무관심하면 이루어지는 일이 없다는 것입니다.

눈을 뜨고 있으면서 보지 않아서 알지 못하면 자기 탓입니다. 저는 가끔 이 좋은 수도원에서 살면서 자기의 삶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모르고 담 넘어 세상을 바라보고 있으면 분심과 마음의 분열이 일어나 행복하지 못합니다. 늘 주님과 함께하는 기도를 드리면서 주님의 현존을 깨닫지 못하면 자비로우신 하느님의 은총을 받지 못합니다. 많은 사람은 수도원에 들러 은총을 받고, 주님께 감사드리고, 평화와 기쁨을 얻고 돌아가는데 우리는 덤덤한 삶 속에 자기 위치를 모르고 삽니다. 어둠의 삶을 삽니다. 보고도 알지 못합니다. 듣고도 듣지 못합니다,

요사이 이런 봉사단체가 있다는 말을 듣고 감사하는 마음이 일어났습니다. 보지 못하는 사람과 들에 나가 그곳의 환경을 눈으로 보듯이 이런 나무 이런 꽃을 설명하여 보는 것같이 알려준다고 합니다.

믿음을 지니고 산다는 사람이 입으로만 주님을 찾고 주의 기도문도 알지 못하고 입술로만 기도하는 현상을 보며 딱하게 생각합니다. 기도하며 하느님의 말씀을 듣지도 못하고, 들어도 뜻을 모르고 있습니다. 저는 듣고, 보고, 느끼고, 알고 있는데 보고, 듣고, 알고 있는 이야기를 하면서 주고, 보고, 듣고, 알게 합니다.

“아버지의 거룩하심이 나타나며.” “하느님 어떻게 거룩하십니까?” “모릅니다.” “거룩하신 하느님은 자비와 일치와 생명이십니다.” “아버지의 나라가 임하시며” 이 나라는 왕이시며, 사제이시며, 예언자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현존하는 자유, 평화, 기쁨이 있는 나라입니다. 이런 것을 모르고 기도하는 사람은 올바른 기도의 삶과 믿음의 삶을 산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잠자는 사람처럼, 눈이 가려 보지 못하는 사람처럼 신자 생활을 합니다.

새날 새 아침이 찾아와도 감사와 찬미의 삶을 살지 못하면 눈 감고 사는 장님과 같습니다. 오늘 장님을 눈 뜨게 하신 주님은 우리 눈뜬장님을 손잡고 함께 길을 나서려 합니다. 길을 모르는 사람은 안내자가 필요하듯이 항상 주님의 현존 아래 살며 주님과 함께 길을 걸어가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