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와 누룩의 비유 <마르코 3, 13-19>

온 세상에 복음이 전해지기 위해 숫자나 위대한 업적이나 큰 영광이 요구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이 겨자씨같이 땅에 심어져 자라고 누룩처럼 부풀어 오르듯 성장해야 합니다. 오늘 주님은 보잘것없는 사람들을 선택하시어 복음을 선포하고 이 땅에 하느님의 나라를 세워 많은 사람이 악에서 죄에서 구원을 받게 하려고 시작하시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처음으로 본당을 구미에서 시작했는데 한 정거장 넘어 아포라는 역과 마을이 있었습니다. 그곳에 복음의 씨앗이 뿌려지고 성장한 내용은 아주 간단한 기회로 이루어졌습니다.

성주 본당에서 만난 청년이 면사무소 직원이라는 말을 듣고 어떻게 사는지 알아보러 갔다가 면장을 만나 이야기하는 중 여기는 천주교 신자가 하나도 없다며 “혹시 이곳에 교회를 세울 수 있을까?” 하기에 희망자가 있으면 할 수 있다고 하고, 동장과 유지 등을 모아 전교하기 시작하면서 공소 집부터 짓고 예비자 모집하니 150명, 교리 끝에 그중 90명 영세, 주일 미사 참례 수가 150명 넘어 그곳에서 수녀들이 나오고 이웃 동네까지 신자들이 생겨 다시 큰 공소 집을 지었습니다. 경부선 철도 옆에 보이는 공소 집, 철도를 타고 지나갈 때마다 기쁜 마음으로 지나갑니다. 이렇게 복음의 씨앗이 뿌려지면 하느님 나라가 성장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수도자보다 선교사로 살고 있습니다. 나이도 있고 밖에 전교할 수 없어 현대의 발달을 이용하여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하느님 말씀을 묵상하고 8년 전부터 시작하여 묵상 글을 전하고 있습니다. 손을 움직이지 못할 때까지 하려고 합니다. 씨앗을 심는 마음으로 각자 안에 어떤 모양으로 자라고 성장하는지는 가늠하지 못하지만 각 사람 안에 씨앗이 뿌려지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가끔 여기저기 전달된다는 말에 감동합니다.

열두 사도로 시작한 하느님의 말씀과 업적이 가장 큰 집을 짓고 자라고 있지만, 축소되는 현상을 생각하면서 기도와 희생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낍니다. 수도원 안에서 기도와 희생을 하면서 주님의 나라를 전하고 있습니다. 믿음을 가진 사람이 자기 믿음을 확신하고 전하지 않으면 자기 신앙도 보장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께 능력을 받고 복음 전달자로 살아가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