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후 제자들에게 세 번째로 나타나셨다. <요한 21, 1-14>

성경을 자세히 보면 예수님은 어디에 계시다가 나타나시는지 모르게 나타나십니다. 분명한 것은 제자들과 침식을 함께하지 않으시며 누구도 어디서 오시는지 묻지 않았습니다.

부활하신 후 주님은 장소나 시간에 제약을 받지 않으시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계신 분십니다. 우리도 죽은 다음 시간과 공간에 제약을 받지 않고 어디서나 어느 시간이나 찾는 곳에 현존합니다.

한번은 니고데모가 주님 사시는 곳 어딥니까? “여우는 굴이 있어도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 하시고 와서 보라고 하셨지만, 지금 제가 물어본다면 아니 계신 데 없이 어디나 계신다고 말씀하실 것입니다. 사실 주님이 승천하신 다음 바오로 사도에게 나타난 적도 있습니다. 부활하신 다음에도 어디 계신 것이 아니라, 어디서나 나타나십니다. 성인 성녀들에게 나타나시는 모습은 어느 때는 나환자로<오상 프란치스코 성인>, 노숙자로<마르티노 성인>, 간난 아기<저에게>로 지금도 주님은 현실 안에 나타나십니다.

어느 날 죽은 이를 위해 묘지에서 미사를 드리다가 이런 강론을 했습니다. “돌아가신 어른은 지금 여기 무덤에도 계시지만 지금부터 어디든지 만나고 친교를 나눌 수 있습니다. 자기가 있는 곳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내가 찾기만 하면, 보고 싶어 하면. 예전에는 부산에 계시니 부산에 가야 했지만, 지금은 서울 가면 서울서 만나고, 어디서나 만날 수 있습니다.”

아침 미사 끝에 성체를 모시고 남은 성체를 통해 주님은 감실에만 계시지 않고 내가 가는 곳 어디서나 주님을 찾으면 만날 수 있습니다. 식당에서 식전 기도하면서 방에 들어가 강론을 쓰고 있는 이 자리에도 복도를 걸어도 주님은 내가 찾기만 하면 저와 함께 계셔서 만날 수 있습니다.

<에페소 1, 17>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하느님, 영광의 아버지께서, 당신을 알아보게 하는 지혜와 계시의 영을 여러분에게 주시기 바랍니다.” 이 기도가 저를 아는 모든 이에게 전해져 마음의 눈이 열리고 어디서나 주님을 뵙고 주님과 함께 살기를 기도합니다.

오늘 복음에 세 번째 나타나신 주님은 제자들의 일터 한가운데 나타나셨습니다. 주님은 우리가 생활하는 현실에 현존하십니다. 주님의 빛을 받아 빛으로 볼 수 있는 사람은 믿음을 갖고 미사 끝에 “주님과 함께” 하는 인사말이 현실이 되게 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오늘 얼굴도 모르고 다만 페이스북에 어리고 장애가 있는 어린이를 위해 구원을 청하는 어머니의 호소를 보고 얼마의 간식비를 송금하려고 합니다. 일주일을 봤는데 모른 척할 수 없었습니다. 얼마 전 지인이 돈을 보내주시어 그 돈을 보내려고 합니다. 창원에 계신 주님을 찾아 이렇게라도 만나렵니다. 지금 여러 곳에서 주님이 찾아주기를 기다립니다. 주님은 바로 나에게 자비를 구하는 사람 안에 현존하십니다. 주님을 찾아 나서는 것이 바로 선교이고 복음 전파입니다.

저는 1,200명의 카톡 친구를 만나기 위해 어제저녁부터 묵상하고 글을 쓰고, 전해주고, 응답하고, 주님을 언제나 만나고 있습니다. 모두 어디서나 주님을 찾아 만나기를 기도합니다. 주님은 내가 찾는 곳 어디나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