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비치니 깨어 있어라. <요한 12, 44-50> 4월 28일

옛날에는 동쪽에 태양이 떠오르는 먼동이 틀 때 일어나 일을 했습니다. 빛은 활동의 시작입니다. 오늘 “나는 빛으로 이 세상에 왔다.” 하심으로 그리스도의 때가 왔으니 일어나 하느님의 일을 하라는 표시입니다. 일하는 사람은 깨어있어야 합니다. 무엇이 존재하는 이유는 그 존재의 목적에 따라 움직이며 일하라는 것입니다. 오늘 아침 전 추기경의 비보를 들었습니다. 간단한 일생의 삶을 소개하는 가운데 은퇴 후 회화동 관저에서 집필하시며 열심히 일하시다가 운명하셨다고 합니다. 신학생 때 참으로 많은 학생 중에서 똑똑한 모습을 지니고 많은 이들의 모범이 되셨습니다. 저는 가까이 살면서 제 이름을 자주 불러주셨습니다. 또 하나의 빛이 사라졌습니다. 아니 영원한 세상으로 가시어 다시 살고 계십니다.

우리는 주님의 빛을 받아 빛이 되어야 합니다. 태양의 빛은 저녁이면 서쪽으로 넘어가 아침이 되어야 빛으로 비추지만, 사람으로부터 받은 빛은 밤낮으로 사람을 비춥니다.

오늘 복음에 빛으로 오신 주님은 빛으로 사람을 판단하려고 오시지 않고 구원하러 오셨다고 하십니다.

지혜의 빛, 덕행의 빛, 은총의 빛으로 사람을 비추며 빛이 필요한 사람에게 빛을 전해주고, 어리석은 사람을 지혜롭게 하고, 덕이 없는 사람을 덕으로 이끌고, 은총으로 살지 못하는 사람은 은총으로 살도록 이끄시는 빛입니다.

우리도 빛이 되라고 하십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과 빛이 돼라” 하심으로 주님 구원의 도구로 살라고 하시며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했듯이 빛을 남기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주님이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다음 그 명성은 하늘을 찌릅니다. 그분이 남긴 업적은 말씀이며, 말씀 업적이면 업적, 일거일동이 어둠을 비추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 깊은 내용을 깊이 연구하고 정확하게 전하는 사람이 없다면 어찌 될까요? 교회는 2000년 동안 지속해서 학자와 그 말씀에 따라 생활한 산 사람들과 역사에 남은 사건을 통해 성장해왔습니다. 그 성장의 연장에 우리도 힘을 보태어 더욱 빛나게 합니다. 힘의 원천은 주님이 빛으로 오신 것같이 주님 안에 있으며, 그 빛을 받아 전하는 사람들 안에 살아있습니다.

그러나 빛을 받아 빛을 내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자기 몸이 거울이라면 거울에 검은 칠을 하여 빛이 반사하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성인들의 얼굴에 광채를 그려 넣은 이유는 주님의 빛을 그대로 얼굴에 반사하기 때문에 빛을 그려 넣습니다.

그 빛은 생각만도 아니고, 말만도 아니고, 행동만도 아닙니다. 진리는 객관과 주관과 일치라고 하지만 일치된 것을 현실화해야 합니다. 성부, 성자, 성령이 하나 되므로 하느님으로 영원히 사시듯이 생각과 말과 행위가 하나 되어 나타나야 참 빛으로 의미가 있습니다. 생각만의 신자, 말만의 신자가 아니라 생각과 말과 행동이 일치한 삶을 살 때 빛으로 빛이 되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