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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5-01 20:32
불교-그리스도교 대화에서 머튼의 업적 - 머튼의 불교 이해 5
 글쓴이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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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티벳 불교의 족첸(Dzogchen)

1968년, 아시아 순례 동안 머튼의 불교에 대한 이해와 평가는 티벳 라마들과 여러 존경받는 스승들과 린포체들과의 만남으로 더욱 발전되었다.[1] 그는 그들의 비상한 수행방법과 깊은 영성에 흠뻑 매료되었다. 예를 들어, 1968년 11월 2일, 그는 티벳 불자들은 “명상과 관상 안에서 비상한 경지를 얻은 사람들의 수가 실제로 많으며, 저는 이 티벳 불자들과 함께 있는 것이 마치 집에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라고 언급했다.[2] 그의 아시아 여정이 시작되던 어느 날, 티벳 명상의 닝마파 (Nyingma)의 평신도 선생인 소남 카츠(Sonam Kazi)가 머튼에게 깨달음 혹은 위대한 완벽함에 도달하기 위해 족첸 (Dzogchen) 명상의 길을 따를 것을 제안했다. 머튼은 카츠에게 “당신이 족첸이라고 부르는 것 그것이 바로 제가 원하던 것입니다.”라고 대답을 하였다.[3] 머튼은 즉시 이 명상의 발전된 상태인 족첸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4]

족첸 명상은 그가 달라이 라마와 토론했던 주제이기도 했다. 달라이 라마는 머튼을 만났을 때, “당신은 무엇을 원하시나요?”라고 묻자, 머튼이 답했다: “족첸을 공부하길 원합니다.”[5] 그러자 달라이 라마는, “족첸은 지고한 야나(yana, 불교 연구를 위한 수단)임이 사실입니다. 만약 당신이 족첸을 공부하기를 원한다면, 저는 당신에게 족첸으로 나아갈 준비를 하기 위한 예비적인 수행들을 가르치도록 여러 차례의 만남을 가질 것을 제안합니다”라고 응답했다.[6] 그는 또한 서쪽 벵갈의 다르질링 히말라야(Darjeeling Himalaya) 언덕 지역에 있는 구움(Ghoom) 위의 은둔처에서 샤트랄 린포체와 족첸에 관하여 광범위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머튼은 그에게 말했다: “저는 일본에서 禪에 대해 공부하기 위해 아시아에 왔고, 지금 저의 여행 일정이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티벳 불자들과 함께 인도에서 족첸을 공부할 것입니다.”[7] 비록 1968년 그의 갑작스런 죽음 때문에 이 계획이 실현되지 않았지만, 이것은 “티벳 관상의 특별한 형태”인 족첸에 대한 그의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8]

머튼이 족첸에 관심을 가진 이유를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왜 그가 그것에 흥미를 가졌으며, 그것을 통해 무엇을 발견하기를 희망했는지 확실히 알 수 없다. 그러나 그가 유명한 은둔적인 린포체의 지도 아래에서 명상의 티벳 불교 수행들 안으로 더 깊이 파고들기를 갈망했다는 표현은 어떤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 먼저, 족첸에 대한 매료는 禪보다 발전된 아시아의 다른 영적 수행을 배우고자 했던 머튼의 갈망과 부합했다고 볼 수 있다. 그는 자신이 아시아에 온 목적은 수도승적 체험을 고대 원천으로부터 배움으로써 “더 나은 그리고 깨달은 수도승”이 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이 목표는 족첸의 목표와 가깝게 상응한다. 머튼은 족첸은 “궁극적인 비움과 空과 자비의 일치된” 깨달은 마음으로 인도한다는 것을 배웠다.[9] 그는 또한 족첸은 과정이 아니라, 그 시작에서부터 마음의 본성 안에 이미 스며들어 있는 성취의 현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머튼의 아시아 여행 일정을 구성했던 해럴드 탈보트(Harold Talbott)는 머튼이 “마음의 본성과 충만한 깨어남에 도달하기 위한 수행의 길”에 관하여 어떤 직관적인 이해를 하였고, “이것이 그가 족첸에 매료되게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10] 족첸에 대한 탐구를 통해, 머튼은 “그리스도 국가에서 어머니인 교회의 유대-그리스도교의 유신론적 전통과 티벳 불교의 족첸이 모순되지 않는다”는 점을 깨닫기에 이르렀다.[11]

칸첸중가(Kanchenjunga)의 장엄한 산 근처의 다르질링(Darjeeling)에서 피정을 하는 동안, 티벳 불자들과의 영적 교류를 통하여, 머튼은 “그 산의 다른 쪽” (another side of the mountain)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12] 그에게 산은 자신이 아시아 순례에서 찾았던 것의 상징이었다. 그는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고, 하느님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은 시나이 산에서 뿐만 아니라, 자신의 마음 안에서, 그리고 이제는 산의 다른 쪽에서 낯선 이의 목소리”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13] 티벳 쪽으로부터 그는 중도(Madhyamika)의 변증법과 “지혜를 넘어감”(Prajna-paramita)의 맥락 안에서 산을 보기 시작했다.


중도는 지성화될 수 없고, 지혜를 넘어감은 “개념화의 한계를 넘어서는 명상 안에서 직접적이고 비개념적인 지혜를 개발”했다고 언급한다.[14] 머튼의 그리스도교적 관점은 중도와 지혜를 넘어감에서 위대한 해탈의 새로운 관점을 그에게 준 티벳의 관점과 만났다. 완벽한 깨어남 이요 한계 없고 비워진 깨달음인 족첸 명상에 관한 그의 배움은 이러한 새로운 통찰을 갖도록 해 주었다. 지혜를 넘어감의 지혜 안에서, 머튼은 또한 실재의 본성을 볼 수 있는 완벽한 길을 깨달았다. 그는 “당신이 너무도 조화를 이루어 불가능한 역설이 될 수 없을 때까지, 산의 충만한 美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것은 있으면서 있지 않습니다. 더 이상 사고의 희미함이 명백하다고 말할 필요가 없을 때, 산은 보입니다.”[15] 심머-브라운은 “한계 없는 깨어남의 명료함에서, 개념화 없이, 산은 관찰자의 분리됨 없고 사물들의 신비한 美가 그곳에 있는 그대로 아름답게 비치고 있다. 산은, 분리됨없이, 보이고 있다”고 머튼의 통찰을 해설하고 있다.[16] 이것은 청원유신 선사(靑原惟信, Ch’ing-yuan Wei-hsin)가 했던 유명한 말을 연상케 한다: “깨달음 후, 산은 다시 산이 되고, 물은 다시 물이 된다.”[17] 티벳 불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머튼은 “표시(sign)도 바램(wish)도 없는 비움의 문”을 열었으며, 불교와 그리스도교 수도생활의 요소들을 종합하는 새롭고 깊은 영적인 관점을 얻었다.[18]


[1] 머튼이 티벳 전통을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은 티벳 불교 학생이었던 Marco Pallis를 통해서 였다. 1963년 머튼은 Pallis의 책 Peaks and Lamas를 읽었고, 1968년까지 그와 서신 교환을 하였다. See Thomas Merton, Thomas Merton, a Life in Letters: The Essential Collection, eds. William H. Shannon and Christine M. Bochen (New York: HarperOne, 2008), 366-369. 머튼은 또한 티벳 불교의 자료들도 읽었다: “성인 Milarepa의 깨달음의 노래들, Guiseppe Tucci의 티벳의 거룩한 예술, 그리고 Desjardins의 [티벳] 소개.” See Simmer-Brown, “The Liberty That Nobody Can Touch,” 52.

[2] AJ, 82.

[3] Tworkov, 18.

[4] Talbott 은 머튼이 Dzogchen에 매료된 것은 피카소가 예술 작품을 만난 것에 비유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앞의 책, 23.

[5] 앞의 책, 19.

[6] 앞의 책, 19. 머튼은 “달라이 라마가 말했듯이, 어떤 이가 형이상학적 바탕을 충분히 지니도록, 혹은 어떤 면에서 형이상학을 넘어가는 Madhyamika에 이르도록 제공하기에 Dzogchen은 좋다.”라고 언급했다. See AJ, 101-102.

[7] Tworkov, 18.

[8] AJ, 323.

[9] 앞의 책, 143.

[10] Cited in Bonnie Thurston, “Footnotes to the Asian Journey of Thomas Merton,” 231.

[11] Tworkov, 22.

[12] AJ, 152.

[13] Thomas Merton, “A Letter to Pablo Antonio Cuadra Concerning Giants,” in Thomas Merton: Selected Essays, 121.

[14] Simmer-Brown, “The Liberty that Nobody Can Touch,” 81.

[15] AJ, 156-157.

[16] Simmer-Brown, “The Liberty that Nobody Can Touch,” 82.

[17] Alan Watts, The Way of Zen (New York: Pantheon, 1957), 126.

[18] AJ, 154-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