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me : 돈과 명예와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Introduction

은혜로운 사순시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예수님이 돈과 명예와 권력의 유혹을 어떻게 이겨내셨는지, 그리고 그런 것들에서 어떻게 자유로워지셨는지, 당신이 직접 겪은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그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우리의 신앙의 자세로 다시 새롭게 점검해야 합니다. 그리고 사순시기 동안 절제와 극기와 선행으로 예수님을 따르며, 세상의 유혹을 뿌리치는 우리들이 되도록 간구하면서 이 미사를 드리도록 합시다.

Homily  

A

2004년 멜킵슨이 감독한 영화 ‘The passion of Christ'을 기억하십니까. 강론을 준비를 하면서 10년전에 본 영화를 youtube를 통해 다시 잠깐 보았습니다. 예수님이 로마 병정들에게 잡히면서 사형선고 받고 골고타 언덕으로 올라가는 장면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영화였습니다.

그 당시 관객들의 반응은 다양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너무 잔인하다, 너무 끔찍하다. 사랑과 용서의 메시지는 없다. 일차적인 분노를 유발시키고 있다. 내적 갈등의 깊이는 없다. 유대인들에게 반기를 든 영화다.’ 등의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B

사순시기를 맞으면서 첫 번째 주일을 맞이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예수님이 유혹받으시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님도 우리와 똑같은 유혹을 받으셨습니다.

첫 번째는 돈에 대한 유혹이었습니다. ‘배가 고프지. 사십일 동안 굶었으니 얼마나 배 고프겠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서. 이 돌들을 빵으로 만들어 실컨 먹어.’

사람들은 오늘날 우리 사회를 신자본주의라고 합니다. 금용 자본주의라고 합니다. 금융거래로 인해 자본주의를 움직이는 시스템에 돌입했다고 합니다. 100만이 넘는 사람들이 신용불량자로 찍혀 금융거래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여러 카드사에 발급된 카드로 돌려받기 하다 결국 인생이 파탄이 난 사람들입니다. 그런 상황을 접하면서도 ‘다른 사람은 다 그렇게 되도 나는 아니겠지’라는 막연한 안심으로 결국 파산지경에 이르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입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 시스템이 만든 병폐이며, 사람들에게 족쇄를 채우는 시스템이 낳은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그 족쇄는 시시때때로 다가오는 유혹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십보 소백보라는 말이 있습니다. 오십 보를 달아난 놈이 백보 달아난 놈을 비웃는다는 말입니다. 털어서 면지 안 나오는 놈 없다고 합니다. 조사하면 다 다온다고 합니다. 나는 돈에 대해 자유롭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당신이 당하신 유혹을 이겨낸 단호한 결단을 우리에게 요구하십니다. 정말 자유롭고 싶다면 예수님처럼 사십일 굶어, 먹을 것에 눈이 뒤집어진다 하더라도 단호한 의지로 돈에 대한 악마의 유혹을 물리치라고 합니다.

두 번째는 명예에 대한 유혹입니다. 악마는 예수에게 ‘나 앞에 엎드려 절하기만 하면 세상의 모든 권세와 영광을 주겠다’라고 합니다.

얄팍한 술수를 쓰는 정치인들을 신문지상에 쉽게 봅니다. 조그한 이익에도 자신의 소신을 굽히고 이쪽에 붙었다 저쪽에 붙었다 하는 정치인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그러한 유혹에서 자유롭다고 할 수 없을 겁니다. 예수님은 그런 유혹을 단호히 거절합니다. ‘나는 세상의 권세와 영광을 쫓기 위해 이 세상에 오지 않았소. 나는 하느님만을 섬길 뿐이요.’

예수님의 그런 모습을 따른 순교자들의 신앙을 떠올려봅니다. 하느님만을 섬기겠다며 회유와 변절을 거절하다 서슬퍼른 칼날 아래 숨진 순교자들을 우리는 신앙의 선배로 모시고 있습니다. 하느님을 믿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반동분자로 찍혀 공산당원들에 의해 죽음의 행진으로 끌려다니다 총살당하거나 옥사하셨던 선배 수도자들을 우리는 모시고 있습니다. 예수님처럼, 신앙의 선배들처럼, 선배 수도자들처럼 우리 또한 세상의 권세와 영예에 대한 유혹을 뿌리쳐야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권력에 대한 유혹입니다. 악마는 예수님에게 ‘니가 진정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여기서 뛰어내려 보아라’고 합니다.

‘나 정말 하느님의 아들이야’라고 뛰어내린다면 이야기는 여기서 끝장나고 말았을 겁니다. 하늘의 나는 새도 떨어뜨렸다는 권력가들을 우리는 보면서 자랐습니다. ‘나 누구야’라고 한마디만 하면 그냥 일사천리로 통과되는 시대를 우리는 겪었습니다. 예수님도 그러한 유혹을 겪어셨습니다. ‘나 하느님의 아들이야’라고 한마디만 했어도 ‘The passion of Christ'라는 영화는 만들어질 수 없었습니다.

남자들의 세계에 작용하는 파워게임은 장난이 아니라는 걸 자매님들도 알고 있을 겁니다. 말 한마디로 사람이 죽고 죽이는 시대를 우리는 살았습니다. 지금도 사람들은 그러한 유혹을 받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나 하느님의 아들이지만, 하느님을 시험하지 않겠소’ 라고 단호히 악마의 유혹을 거절합니다.

A'

2004년 멜킵슨이 감독한 영화 ‘The passion of Christ'는 예수님이 이천여년 전에 직접 겪었던 사실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예수님의 유혹 사건은 예수님이 직접 겪어셨던 사실로 우리는 믿음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돈과 명예와 권력, 우리에게 시시때때로 다가오는 유혹을 예수님은 어떻게 물리치셨는지 우리에게 명확히 그 방법을 제시해주십니다.

은혜로운 사순시기를 우리는 맞이하고 있습니다. 절제와 선행과 극기로 세상의 유혹에 철저히 맞서는 신앙인이 되어야 합니다. 몸소 겪으시고 이겨내셨던 그 방법을 예수님은 우리에게 전수해 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