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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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강론  
제 목 :  예수승천대축일(나해): 박 블라시오 신부 07-10-14 00:26:1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3206   
예수 승천 대축일

- 미사 도입말(성수 예식)

오늘 미사 중에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승천을 기념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셨고, 하늘에 오르시어 성부 오른편에 앉으셨습니다.

저희 수도원에서는 매월 첫 주일에 성수 예식을 거행합니다. 이것은 우리가 받은 세례를 기억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는 세례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되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하늘에 올라가셨다는 것은, 세례를 통해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된 우리들도 그렇게 되리라는 희망을 갖게 합니다.

이 놀라운 신비를 합당하게 거행하기 위하여 우리의 마음을 준비합시다.



- 본원 강론(나해)

구약 성서를 보면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하느님께서 현존하고 계시다는 것을 드러내기 위하여 “구름”이 많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이러한 ‘구름’에 둘러싸여 하늘에 오르시고, 성부의 오른편에 앉으셨습니다.

오늘 미사의 독서들과 기도문들을 보면, 우리가 하늘나라 임금님의 대관식에 참석하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게 만듭니다. 환호와 기쁨, 찬미의 노래가 끊임없이 미사 곳곳에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화답송에서는 “환호소리 높은 중에 하느님께서 오르시도다. 나팔소리 나는 중에 주님 올라가시도다”라고 노래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가장 즐겨 부르는 성가책의 예수님 승천 노래에서는 “죽음을 이긴 우리 주님 하늘나라로 개선한다. 악마의 권세 물리치고 구원하신 영혼들 데리고”하고 노래합니다. 기도문들에서는 예수님의 승천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계속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예수 승천 대축일인 오늘의 전례는 실로 변화무쌍한 한편의 드라마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오신 분이 다시 하늘로 올라가십니다. 비천한 마굿간에서 초라하게 이 세상에 오신 예수님은 십자가 죽음으로 고난을 겪으셨지만, 천상 영광으로, 성부의 오른편 자리로 돌아가셨습니다.


예수님의 죽음으로 모든 것이 끝난 듯 싶었지만, 주님께서는 다시 살아나셔서, 제자들을 축복하시고, 하늘 나라로 개선하여 올라가셨습니다.

아담의 범죄로 하늘의 문이 닫혔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으로 그 문이 다시 열렸습니다.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는 당신께서 오신 그 길을 통하여 하늘에 올라가심으로써, 우리도 그 길을 따라 영원한 천상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성모님이 가신 길, 수 많은 성인 성녀들이 가신 길로, 우리도 올라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아침기도 찬미가에서, “빛나는 구름을 타고 올라가시며, 일찍이 원조들이 닫아 버렸던 낙원의 문을 열어주셨네” 라고 찬미하였습니다.


‘아버지로부터 떠나 오신 분’, 그리스도만이 ‘아버지께로 갈’ 수 있습니다(요한 3.13;16.28). 인간은 자신의 능력으로는 아버지의 집과 하느님의 생명과 지복에 다다를 수 없습니다. 오직 그리스도만이 인간에게 이 길을 열어 주시고, 우리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게 해 주셨습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 우리가 들었던 것처럼, 그리스도께서는 교회의 ‘머리’가 되시고,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우리의 머리이신 그리스도께서 가신 그 곳에, 그분의 몸인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가게 되리라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 아니겠습니까! 우리도 그 천국 본향에 들어가리라는 ‘희망’을 가지게 된 것은 우리가 기뻐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되는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 승천하셨기 때문에 우리와 멀리 떨어져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또한 우리가 희망하는 하느님 나라가 “어느 곳에; 어디에” 있냐고 묻는 것도 잘못된 것입니다. 승천하신 예수님께서는 세상 끝 날까지 우리와 함께 계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 통치하고 계시고, 우리를 기다리고 계시는 이 새로운 나라는 우리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이것은 우리의 세상 바깥 어디에 위치하고 있지도 않습니다. 이 새로운 나라는 이 세상에 있으며, 동시에 이 세상을 초월해 있습니다. 우리는 믿음을 통해서만, 그리고, 성사들을 통해서만 이 나라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복음에서 예수께서는 승천하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모든 사람들에게 이 복음을 선포하라’는 사명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대중 매체들을 통하여 이러한 사명을 더욱 더 잘 전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홍보주일이기도 합니다.

저희 수도원에서는 40년이 넘게 신학 책들을 출판하고, 성서를 번역하고, 좋은 비디오 테잎을 제작하기 위하여 노력해 왔습니다. 오늘도 많은 수사님들이 본당으로 나가서 수도원에서 만든 책들과 잡지, 비디오들을 알리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홍보라는 말을 ‘증거’라는 말로 바꾸어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홍보가, 뭔가를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것이라면, ‘증거’는 알려 줄 뿐만 아니라 우리의 몸으로 보여 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선포하는 것은 우리가 끊임없이 해 나가야 하는 우리의 사명이며, 교회의 본질에 해당하는 임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도생활에 부름받은 우리들은 우리의 삶으로써, 특별히 베네딕도회적인 공동체적인 삶으로써 그러한 부활의 삶을 증거하여야 할 것입니다; 또한 세례로 불리움을 받은 모든 신자 여러분 역시,, 우리의 일상 생활 안에서,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전하는 도구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부활·승천하심으로 우리의 ‘기쁨’과 ‘희망’이 되신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당신의 새로운 나라로 인도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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