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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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강론  
제 목 :  연중18주일(나해): 박 블라시오 신부 07-10-14 00:31:2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973   
연중 18주일(나해) 수도원 본원 강론
출애 16,2-4.12-15; 에페 4,17.20-24; 요한 6,24-35


'먹는 것'과 '자는 것'은 우리의 신체에 꼭 필요한 것들 중의 하나입니다. 오늘 제1독서와 복음은“먹는 것”에 대하여 공통적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이집트에서의 종살이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집트 땅을 떠났습니다.

뒤를 추격하는 파라오의 군대가 있었지만, 홍해가 갈라지는 극적인 기적을 통해 무사히 그들의 손을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이 들어선 광야는 물과 음식을 찾기 힘들었고, 환경도 좋지 않았습니다. 광야에서의 생활은 숱한 고난과 불안정으로 가득 찬 생활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들 중 많은 사람들은 ‘사막에서의 자유’가 ‘이집트에서의 종살이’보다 더 나은 것이 없다고도 했을 것입니다. 그들은 빵과 고기를 배불리 먹었던 이집트에서의 노예 생활을 그리워하며 모세에게 불평을 터뜨리기 시작했습니다. 육체적인 배고픔으로 자신과 모세에게 대드는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 서 하느님은 만나와 메추라기를 내려 주셨습니다. 이것으로 그들은 배고픔을 해결하였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5000명을 먹이신 기적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예수께서는 갈릴래아 호수가에서 많은 병자들을 고쳐주셨는데, 굶주린 군중들을 보시고 측은한 마음이 드셔서, 아이가 가진 보리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장정 오천 명이 먹고도 열두 광주리가 남는 빵의 기적을 보여주셨습니다. 오늘 복음은 이러한 기적이 일어난 바로 다음날의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은 예수께서 행하신 기적을 보고 “이 분이야 말로 세상에 오시기로 된 바로 그 예언자이시다” 하면서 예수를 데려다가 억지로 왕으로 삼으려고 하였습니다. 예수께서는 그들을 피해 호수 건너편으로 물러갔습니다. 예수께서 사람들을 피해 떠나갔지만, 사람들은 포기하지 않고 예수님을 찾아다녔습니다.

호수 건너편에서 예수를 발견한 사람들은 “선생님, 언제 이쪽으로 오셨습니까?” 하고 퉁명스럽게 말했을 것 같습니다. 예수님은 이 사람들이 자신을 찾아온 이유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기적의 뜻을 깨달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먹고 배가 불렀기 때문이었습니다.


예수께서는 사람들에게 자신은 세상의 배고픔을 해결해 주는 사람이 아니라, 하늘에서 내려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빵이라고 자신을 소개합니다. 예수님과 그들 사이에 코드가 맞지 않는 문답이 오고 갑니다.


군중 : “우리가 그 양식을 얻으려면 무슨 일을 해야겠습니까? 하느님의 일을 하면 됩니까? 하느님의 일이 무엇입니까?”

예수님 “하느님의 일이란 하느님께서 보내신 이를 믿는 것입니다.”

군중 : “모세도 하늘에서 빵을 내려다가 우리 조상들을 먹였는데, 선생님은 어떤 더 큰 기적을 행하여 우리가 믿도록 하겠습니까?”

예수님 : “잘 들으시오. 모세가 하늘에서 빵을 내린 것이 아니라, 진정한 빵을 주시는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군중 : “선생님 그 빵을 항상 저희에게 주십시오”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이 모세의 인도로 참된 자유를 얻게 되었지만, 이집트에서의 고기냄비와 빵을 그리워하였듯이, 예수님의 빵의 기적을 체험한 이들도 그 기적이 드러내는 의미를 깨닫지는 못하고, 일생동안 짊어져야 할 생계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 예수를 찾고 있습니다.


세례로 다시 태어난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살아가며,,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시는 성체 성사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일치된 삶을 살아가도록 불리워졌습니다.

우리는 세례 성사를 통해서 이스라엘 백성이 홍해를 건너 자유를 얻었던 체험과,, 오늘 복음에서처럼 빵의 기적을 체험한 군중들이 예수를 찾아 호수를 건너가는 그러한 체험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죄스런 상태에 얽매인 우리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 안에서, ‘하느님의 일’을 하는 새로운 자녀들로 살도록 불리워졌다는 것을 인식해야 하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받아 모시고, 예수 그리스도와 일치된 삶을 살아가는 것이 바로 ‘하느님의 일’을 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사도 바울로는 제2독서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낡은 인간성을 벗어버리고 마음과 생각이 새롭게 되어 하느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새 사람으로 갈아입어야 합니다”(에페 4,23). 수도원에서는 수도복을 입을 때 마다 이 말씀을 기도로 바칩니다. 낡은 인간성을 벗어버리고 하느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새 사람으로 갈아입게 하소서!!


우리는 하루 세 번 식사를 합니다. 그리고 중간에 간식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다시 시장기를 느끼게 되고 또 음식을 먹어야 합니다. 우리가 ‘배고픔’이라는 것을 느끼지 않고 살아가게 될 때 우리는 점점 우리 자신의 육체에 대해 무디어지게 됩니다. 적당한 시장기는 자신의 몸에 대해 자각하게 만들고 우리의 정신을 맑게 만듭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몸을 받아 모시는 ‘성찬에 대한 배고픔’도 느끼며 살아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하루 세 번 먹어도 또 다시 배고파지는 ‘육신의 양식’도 중요하지만,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에 대한 갈망도 중요할 것입니다.

이 거룩한 잔치는 우리의 영적 생명을 하느님께로 향하도록 이끌어줍니다. “새사람은 올바르고 거룩한 진리의 생활을 하는 사람입니다” 에페소서 4,24.

우리가 주님의 몸을 받아 모심으로써 영원한 생명을 얻고, 합당한 하느님의 자녀들이 되도록 기도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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