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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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11-04 18:26
시몬 아빠스님, 레오 대교황 실천적 영성 (2)성탄과 공현 강론
 글쓴이 :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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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과 공현)

그러면 성탄공현강론들로부터 시작합시다. 교회는 1225주님의 성탄대축일을 지내고 16주님의 공현대축일을 지내는데, 공현 대축일의 경우 16일이 주일이 아닌 경우, 한국교회는 사목적인 이유로 16일과 가장 가까운 주일에 지내고 있습니다.

주님의 성탄 대축일과 공현 대축일은 원래 하나의 같은 목적을 지닌 축일이었습니다. 사실 동방교회와 서방교회는 하느님 말씀의 육화를 서로 다른 이름으로 다른 날짜에 경축하였던 것입니다. 서방교회는 1225일에 주님의 성탄대축일을 지냈던 반면에 동방교회에서는 16주님의 공현대축일을 지냈습니다. 그러다가 두 교회가 상대방의 축일을 서로 받아들여서 두 개의 축일로 경축하기 시작한 것은 4세기 말에서 5세기 초 사이이었습니다.

 

(성탄절 1225)

그런데 성서에는 예수님의 탄생 일자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습니다. 성서에 “1225일이 예수님 태어나신 날이다이런 표현은 없습니다. 부활 대축일은 다릅니다. 부활 대축일은 유대인의 해방절에 맞추어 정합니다.

그러면 성탄절은 어디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것입니까? 로마교회에서 1225일 성탄 대축일로 공식적으로 지내게 된 것은 336년경부터 이었습니다. 1225일은 예수님이 탄생한 역사적인 날은 아니지만, 로마교회가 이 날을 주님의 성탄 대축일로 정한 것은 무적의 태양 탄생일이라는 이교축제를 제압하려는 사목적인 이유이었습니다. 이교시대에는 태양신에 대한 축제를 벌였습니다. 춤추고 노는 축제인데, 카니발을 연상하면 됩니다. 태양신 숭배는 그 당시 로마 이교사이에 널리 퍼져있었습니다. 동지는 밤이 제일 길고 낮이 제일 짧은 날이지요. 그 다음날부터 해가 길어지지요. 그래서 낮의 길이가 길어지기 시작하는 동지를 기해서 큰 축제를 지냈습니다. 교회는 이러한 미신적인 축제를 멀리하고 그 대신 온 인류를 비추는 참된 빛인 그리스도의 탄생을 묵상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 이날을 주님의 성탄대축일로 제정하였던 것입니다.

한국교회는 설과 추석을 대축일로 지냅니다. 교회와 관계없는 날이지요. 그렇지만 우리 민족에게 의미가 있기 때문에 전례화시킨 것입니다. 이것은 전례토착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탄 대축일은 로마인들의 이교축제를 다른 관점으로 하기 위하여 1225일로 정했던 것입니다. 성탄 대축일의 메시지는 이지요. 그래서 새로운 인류의 태양이신 그리스도를 이교인들의 태양신과 바꾸자는 의미로 지내게 된 것입니다.

 

(성탄, 신성과 인성 결합)

여기에 4세기와 5세기에 있었던 그리스도론적 이단을 단죄한 동호회들이 그리스도의 참다운 신성(神性)과 참다운 인성(人性)이 육화(肉化)의 신비를 통해 한 위격(位格) 안에 결합되어 있음을 강조함으로서 성탄 대축일의 신비와 의미를 더욱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레오 대교황의 성탄 강론들은 이러한 발전 뿐 아니라 교회전례 발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것입니다.

 

(공현, 하느님께서 공적으로 나타나심)

한편 동방교회는 처음부터 주님의 신성, 즉 그리스도의 신성(神性)을 강조하여서 주님의 성탄을 역사적 사실로 묘사하기 보다는 신비적인 차원에서 보려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주님은 신성(神性)과 인성(人性)이 있지요. 서방교회는 하느님은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 되셨다는 인성을 강조하였는데, 동방교회는 신성을 강조하였습니다. 약간의 차이입니다.

따라서 동방교회는 주님이 구세주로 태어나신 것은 하느님이신 주님이 세상에 공적으로 나타나셨다고 하는 공현(公顯)’, ‘신현(神顯) 테오파니아 (그리스어 theophaneia θεοφάνεια, 영어 Theofany) 하느님이 나타나셨다는 것을 강조하였고, 16일 주님의 공현 대축일을 서방교회의 성탄 대축일과 같은 성격으로 경축하였던 것입니다.

이 축일에는 주님께서 신성을 공적으로 드러내신 세 가지 사건들을 함께 경축하였습니다. 첫째, 동방 세 박사들, 가스팔(Caspar), 발타살(Balthassar), 멜키올(Melchior)이 베들레헴에 태어난 갓난아기를 경배하러온 사건(마태오 2, 1-12), 둘째, 주님께서 요르단 강에서 세례를 받으실 때 하늘로부터 이는 내 아들 사랑하는 아들이니, 그의 말을 들어라하는 하늘에서의 증언(마태오 3, 17), 즉 성부께서 예수님을 당신의 아들로 공개적으로 증언하신 증언, 셋째, 주님께서 공생활을 시작하시어 처음으로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킨 기적(요한 2, 1-11)을 함께 경축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분의 신성을 드러내신 세 가지 사건들을 함께 경축하였던 것입니다.

 

(성탄과 공현 연결)

전례적으로 볼 때 공현 대축일은 성탄시기가 끝나는 날입니다. 따라서 공현 대축일이 지닌 이 세 가지 사건 중에서, 공현 대축일 당일 동방박사가 아기예수를 본 사건을 경축하면, 나머지 두 사건은 소홀하게 되는 어려움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교회는 공현 대축일후 1주일간 연장해서 공현시기를 성탄시기에 포함시킨 것입니다. 공현 팔부축일 안에 가나 혼인잔치의 기적복음을 들려주고, 팔부축일 마지막 날을 주님의 세례축일로 정했습니다. 성탄시기는 이렇게 끝나고, 그 다음 연중시기가 시작됩니다.

여러분들 크리스마스트리를 언제 치우느냐? “눈치 봐서 치운다고 하는 데, 전례적으로 세례축일 전에 해야 합니다. 성당에서 공현 지나고 나서 세례축일 전에 구유와 크리스마스트리를 치우는 데, 그 의미가 여기 있는 것입니다.

 

(성탄, 전능하신 신적본능과 연약한 인간본성의 결합)

레오 대교황의 성탄강론들은 그 당시 다른 강론들에 비해서 비교적 짧은 편이지만 풍부하고 심오한 내용을 신도들에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교의적 측면, 신비적인 측면, 그리고 교훈적인 측면이 아주 조리 있게 제시되어 있습니다.

복음서의 제시된, 묘사된 여러 사건들이 신비의 가시적인 부분이라고 한다면, 성탄 신비의 본질은 하느님 말씀의 위격 안에 그분의 신성과 인성이 결합된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성탄의 신비는 하느님이신 그분이 인간 안에 결합된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레오 대교황은 성탄신비를 전능하신 신적본능과 연약한 인간본성이 결합된 신비라고 표현합니다. 이 놀라운 성탄신비의 목적은 인류를 구원하는 것이고, 근본적으로 구원의 신비이고 이를 통해서 창조주와 인류간에 화해의 은총이 주어졌다고 역설합니다.

 

(인간범죄에 대한 속량)

인류의 원조 아담과 하와의 범죄 즉 인간의 범죄는 하느님 모상대로 창조된 인간을 하느님의 원수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인간이 무지한 상태에 있을 때에는 하느님은 인간을 친구처럼 말을 건네셨고, 인간이 당신의 영광 안에 동참하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러나 죄가 끼어든 이후, 하느님과의 친교가 깨어지고, 인간은 영원히 지속될 선()을 영원히 상실하였습니다. 하느님 모상대로 창조된 인간은 이로써 내적 아름다움을 더럽히게 되었고, 자신의 숭고한 품위를 죄의 노예로 추락시킨 것입니다. 죄로 유인한 악마에게 인간은 자기의 자유의지를 가지고 스스로 종속됨으로써 모든 희망을 상실했고, 자기 힘으로는 노예상태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비참한 상태는 인간의 죽음으로 대표됩니다.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되어 불사불멸의 존재였던 인간이 죽어야 한다는 사실 자체는 죽음의 창시자인 마귀의 노예로 전락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간은 스스로 자기 의지를 가지고 마귀의 노예가 되었습니다. 우리 노예 신분증은 마귀가 쥐고 있습니다. 우리가 벗어나려고 하니까 우리 힘으로 못 벗어나요. 왜냐하면 마귀는 인간보다 IQ가 더 높습니다. 원래 출신이 천사이었습니다. 인간이 아무리 해봐야 안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느님이신 그분이 인간이 되셔서 인류를 대신하여 우리를 구원하셨다는 것입니다. 이를 전례에서 노예증서를 대신 갚아주셨다속량(贖良)하셨다고 하는 데, 바로 이런 신학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