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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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11-16 00:03
시몬 아빠스님, 사랑 섬김 나눔의 기쁨 (4)더 고귀해진 인간
 글쓴이 : 김영진
조회 : 3,711   추천 : 0  

(범죄 전보다 더 고귀해진 인간)

하느님은 우리를 당신의 모상, 하느님과 닮은 존재로 만들어 주셨고, 당신을 배반한 우리를 성자의 고귀한 피로 씻어주시고, 속량하셨으며, 더 나아가서 인간이 범죄하기 전보다도 더 고귀하게 당신의 자녀로 삼아주시고, 영원한 삶, 무한한 행복을 약속할 만큼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복된 죄)

부활성야에서 부활찬가 아름답지요. 부활찬가 엑술테트(Exultet)에서 감탄사가 6번 나옵니다. 그중에서 오 복된 탓이여”, “오 복된 죄여(O Felix culpa)” 라고 하는 대목에서 이 사실을 역설적으로 강조합니다. 죄가 어떻게 복이 됩니까? 죄는 벌을 받아야 하는데, 어떻게 복이 됩니까? 그 다음 구절에서 너 죄 때문에 우리가 그전보다 더 좋아졌다. 더 하느님의 은혜를 받게 되었다.” 이것은 어리석음, 사랑의 어리석음입니다.

 

(겸손, 흙먼지)

15년전 일입니다. 우리 수도원에 신학적으로나 사목적으로 많은 일 하시고 큰 업적을 남긴 신부님이 계셨습니다. 80세가 되어 갑자기 중풍에 걸렸습니다. 하루아침에 걷는 것은 물론이고, 식사도 당신 손으로 하지 못하고 젊은 형제의 도움을 받아야 했습니다. 너무나 갑자기 닥친 당신의 현실을 보고 그 신부님은 내가 80이 되어서야 깨달은 것이 있어, 인간이 무엇이건대 까줄어 대? 나를 보라, 몇 일전까지만 해도 멀쩡했던 내가 이렇게 남의 신세를 져야 하니 말이야.” 저는 이 말을 제 삶의 길잡이로 삼습니다.


그리고 제가 신자들에게 피정지도를 할 때 이런 권고를 합니다. “손가락 세 개를 모아 쥐고 이마를 콕콕 치면서 흙먼지 까불지 마를 아침, 점심, 저녁 하루 세 번하면 반쯤 성인이 됩니다. 흙먼지가 무슨 자존심이 있습니까? 무슨 교만이 있습니까?”

 

(감사와 찬미)

우리는 하느님께 대해 모든 일에 대해서 그저 황공무지로소이이다하는 감사를 바칠 수밖에 없습니다. ‘감사의 기도는 지극히 선하시고 지극히 아름다우시고, 지존하신 하느님께 바치는 것이니 그분께 찬미의 기도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성경작가(세 젊은이)는 이렇게 말합니다. “해야 달아 주님을 찬미하라, 하늘의 별들아 주님을 찬미하라, 빛과 어둠아 주님을 찬미하라 바다와 강들아 주님을 찬미하라, 고기와 물에 사는 모든 것들아 주님을 찬미하라, 하늘의 새들아 주님을 찬미하라, 짐승과 가축들아 주님을 찬미하라, 사람의 아들들아 주님을 찬미하라. 노인과 어린이들 숫처녀, 숫총각들 너희들도 주님을 찬미하라 (다니엘 3, 57-88, 56; 성무일도 주일아침기도 찬가)” 찬미는 계속 이어집니다. 이 작가는 하느님을 찬미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벅차올라서 사방을 둘러보면서 다 깨우며 다 같이 찬미하자고 외칩니다. 그의 마음은 하느님께 향한 사랑과 환희로 가득 차 있습니다.


찬미의 내용 중에 더위야 추위야 너희들도 찬미하라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여름 장마철 무더위가 극성을 부립니다. 온몸에 땀이 줄줄 나고, 끈적거립니다. 밤에는 열대야 때문에 잠을 설칩니다. 부채를 아무리 흔들어대도 더위는 가시지 않고 짜증만 납니다. 그래서 저는 더위야 주님을 찬미하라. 너 때문에 논에 있는 벼가 잘 자라고 과일 나무도 잘 익게 되었으니 고맙다하고 중얼거립니다. 그러면 더위도 덜 느끼고 짜증도 감사로 바뀌게 됩니다. 이것이 복음이 우리에게 주는 삶의 작은 지혜이고 기쁨이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