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사랑은 인간의 사랑으로 완성된다. <요한 21, 15-19> 5월 17일

하느님에 대한 믿음, 희망, 사랑은 사람에 대한 믿음, 희망, 사랑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종교적 삶은 신을 향한 마음뿐 아니라, 신이 창조한 피조물에 대한 진, 선, 미의 실천이 따라와야 합니다. “주님! 주님!” 찾는다고 하느님 사랑이 이루어지고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올바른 사랑으로 하느님 사랑이 완성됩니다. 각자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하느님이 어찌 해주시리라 바라고 병들어 죽어가는 사람을 버려두거나 무관심하면 하느님 사랑한다고 할 수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 세 번이나 “나를 사랑하면 양들을 돌보아라.” 하십니다. 주 예수님께서 아버지인 하느님을 위해 십자가에 돌아가신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해 돌아가심을 깨닫게 됩니다. 하느님 사랑은 이웃 사랑입니다. 아침저녁으로 성당에 기도하러 가면서 집안일을 돌보지 않으면 바른 믿음이라 할 수 없습니다.

본당 신부 할 때 이런 강론을 하니 시어머니 되는 분이 찾아와서 신부님은 며느리들 편만 든다고 비난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아침 미사에 참례하고 집에 가니 방안은 요강단지 그대로고, 자고 일어난 이불은 그대로이고, 아기를 둘러업고 부엌에서 불 때고 음식 만드는 며느리에게 “아직도 집안을 깨끗하게 정돈 안 하고 뭘 했느냐?” 야단치지 마시고 며느리 일을 도우라고 말했는데 비난을 들었습니다.

성당 깨끗한 환경에서 하느님 찾다가 집에 들어오니 구질구질한 환경이 보기 싫은 것은 당연하고 이해는 되지만, 그래도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주는 마음이 먼저입니다. 기도 속에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함께 있어야 참사랑입니다.

마더 데레사 성녀는 하느님 사랑을 독차지하려고 하지 않고 함께하시는 분으로 계명의 소중함을 말씀하시며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같은 선에 놓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 사랑이 사람 사랑으로 완성되는 것을 몸으로 증명하신 분이며 현대적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길거리에 쓰러져 있는 사람 안에서 하느님 모습을 보고 가련한 인간에 대한 사랑이 하느님 사랑임을 깨우쳐 자비를 베풀었습니다. 모든 종교 안에서 찾는 신은 사람 안에서 보이는 신의 현상입니다.

서로 사랑하는 관계가 이기적이거나 자기중심적이지 않기를 기도하며 가까이 있는 사람 사랑하기를 기도합니다. 전날 나만 먹으라고 준 홍삼 엑기스를 어제 사랑의 선교사 수사님들 면담하면서 더 필요한 사람 있어 다 주면서 “드시고 건강하세요.” 하고 드리며 하느님 사랑과 인간의 사랑을 느끼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