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신 주님은 어디 계실까? <요한 14, 1-6>

주님은 가신다고 하시며 “내가 있는 곳에 너희도 같이 있게 하겠다.” 하십니다. 토마 사도는 “주님이 어디로 가시는지 알지 못하는데 어디로 가야 하겠습니까?”

이때 주님은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하십니다. 주님의 현존을 강하게 말씀하심으로써 나에게 오는 사람은 길을 찾고, 진리를 깨닫고, 생명을 누린다고 하십니다. 주님을 떠나서는 가야 할 곳이 없고, 찾아야 할 진리가 없고, 생명을 누릴 수 없습니다. 주님이 계신 곳을 찾아가려면 주님을 알고, 믿고, 바라고, 사랑해야 합니다. 주님이 지닌 진리를 깨닫기 위해서는 주님의 마음속에 자리를 잡아야 합니다. 주님의 참 생명에 참여하려는 사람은 주님과 함께 십자가의 죽음을 체험해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을 몸으로 체험하려면 성령과 함께 살아야 합니다. 아니, 성령을 충만히 받아야 합니다. 주님을 옆에 있는 친구처럼 만나 이야기를 하려면 성령의 중계가 있어야 합니다. 어떤 이름 있는 장소에 가서 이것저것 보아도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은 잘 아는 가이드의 설명이 필요한 것같이 주님을 잘 아는 성령의 지도가 없이는 주님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인 것을 알 수도 없고 깨달을 수도 없습니다.

주님이 어디 계십니까? 내가 있는 곳, 내 존재 안에 깊이 자리 잡고 나를 기다리십니다. 우리는 지식보다 지혜가 있어야 하고, 외적 눈으로 보는 것보다 내적 눈이 있어야 하고, 만져서 아는 것이 아니라 느낌으로 아는 것입니다. 생명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음이 행복해야 합니다.

주님 길을 알고, 진리를 깨우치고, 생명을 함께하는 사람은 앉으나 서나, 깨어 있으나 잠을 자거나, 주님의 현존 안에 살고 있음을 의식하고 함께 계신 주님의 사랑을 느끼고 드리는 삶입니다.

제가 사제가 되어 10년쯤 되던 해에 “주님, 어디 계십니까? 보여주셔야 주님을 따르겠습니다. 주님 당신이 현존을 보여주세요.” 하고 질문을 던지고 피정을 하면서 성령의 소리를 따라가니 주님의 현존을 보았고, 느꼈고, 받아들이고,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주님은 내 안에 계신 분이라 생각하고, 죽은 다음 볼 것이라 기대하고 참고 살다가 이 생활이 너무나 힘들어 주님을 찾았더니 내 모습이 하느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고, 내 모습 안에 하느님의 모든 것이 있다는 것을 알고 저는 어디서나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주님을 만나 현세 문제나 다음 세상의 문제를 이야기합니다.

오늘도 “주님 당신의 현존을 의심하면 주님을 모독한 것입니까?” 하니 “아니다. 더 분명한 길, 진리 생명을 아는 기회다.” 하셨습니다. 주님을 찾으세요. 찾아야 내 안에 주님이 현존하심을 알게 됩니다. 오늘도 주님의 길을 찾아가고, 진리에 맛 들이고, 생명에 동참하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