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민족의 하느님 <7, 24-30>

이스라엘의 하느님은 사람으로 오셔서 모든 민족의 하느님으로 살아 움직이셨습니다. 그래서 선교는 온 세상 사람들에게 종교를 초월해서 자비로우신 하느님의 도움과 구원의 능력 안에 전해져야 합니다. 오늘날 하느님은 천주교에 한정된 하느님이 아니시고 사람으로 존재하는 모든 사람을 상대하십니다. 다만 믿는 사람에게 은총이 베풀어져 이사야서 66, 2에 “모두가 이 손으로 지은 것이 아니냐? 다 나의 것이 아니냐?” “그러나 내가 굽어보는 사람은 억눌려 그 마음이 찢어지고 나의 말을 송구스럽게 받는 사람이다.”

오늘 복음은 이교도 딸의 가난한 자세를 보시고 “네가 그렇게 말하니 가 보아라.” 하시며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악령을 쫓아내셨습니다.

며칠 전 저에게 “우리 딸이 미국에서 박사 과정을 공부하다 취소하려고 합니다.”라는 기도의 청이 와서 무슨 과인지 알아보고 기도를 드린다고 하니 “감사합니다. 제 딸이 마음을 바꾸겠습니다.” 분명히 그분의 믿음대로 될 것입니다. 하느님은 온 우주의 주인이십니다. 저는 하루에 한두 번 기도 요청을 받습니다. “암에 걸려 고통이 심합니다.” 제 일보다 더 간절한 기도를 봉헌하고 시간이 지나면 “신부님 감사합니다. 다행히 일어나 움직이고 있습니다.” 하는 소식은 “하느님의 자비는 영원하시다.” 하고 감사 기도를 드리게 됩니다.

하느님은 편견과 분열을 지니신 분이 아니고 보편적 사랑을 펴시는 분이십니다. 종교와 종파에 차별 없이 힘을 주시는 분입니다. 다만 선과 악은 구별하십니다. 저는 타 종교의 행사와 일에 무관심하지 않습니다. 이 모든 일은 사람의 일입니다. 요사이 개신교 전광훈 목사님의 일면 애국심의 발로로 광화문에서 일어나는 일도 모든 사람의 일이지 특정 종교의 일이 아닙니다. 1980년도 먼 날 어느 강가에서 성경 학교를 하고 있는데 옆 개신교 학생들이 여름 성경학교를 하고 있다가 그곳 지도자가 저를 찾아와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말 부탁한다고 하기에 “예”하고 그곳 학생들에게 한 시간 반 특강 해주었습니다. 하느님을 하나님이라 말하면서......

하느님은 우리 하느님 너의 하느님도 아니고 모든 이의 하느님이십니다. 덕 중에 가난한 덕이 최고입니다. 가난한 마음만 있으면 하늘나라를 차지하니 그 이상 완전한 공동체는 없습니다. 우리 서로 가난한 마음으로 좋은 관계를 맺고 전 민족이, 전 인류가 서로 사랑하며 하느님 나라에 살기를 기도합니다. 가난의 참 정의는 겸손과 온유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