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생의 신비 <마태 1, 1ㅡ17.>

신비는 보이지 않으나 보여진 것이고 알 수 없고 알려진 것입니다. 복음서는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보여 주고 알려지지 않은 하느님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도 세상에 오신 하느님이 어떤 경로를 통해 오셨는지를 역사와 현실을 잘 표현하려고 강생의 신비를 풀어 보여주십니다. 마치 제가 세상에 사는 것이 하나의 신비인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제가 여기 사는 것은 역사의 흐름을 타고 있습니다. 지난주 저의 사제 금경축을 지내면서 저는 제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이상하리만큼 신비스럽지만, 분명히 사제생활 50년이란 역사 위에 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것은 하느님 사랑의 결실임을 알게 되면서 내가 여기 있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여기 현존하신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주님이 세상에 오신 이유가 바로 이날을 보시는 것으로 생각하니 강생의 신비는 세상 어디서나 모든 이 안에 현존하십니다.

주님이 오시기 전까지는 역사의 한순간이 신비의 시간이지만 오신 다음에는 일어나는 현실 안에 새로운 신비를 만들어 냅니다. 예를 들면 저 같은 사람이 사제로 50년을 산 것은 신비가 아닙니까? 이런 신비는 시간 속에 장소를 따라 일어납니다.

이 글을 보는 당신에게도 하느님은 당신의 모습을 보여 주시고 마음속 깊이 오시어 당신과 함께하십니다.

대림 시기, 오시는 주님을 기다리는 시간이 아니라 이미 오신 주님을 어떻게 매일매일 살아가는가에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오늘도 강생의 신비가 각자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다가오는지를 깨어 기도하면서 실천하는 기간입니다.

모두가 성탄의 의미는 먹고 즐기고 선물을 주고받는 기간이 아니라 신비롭게 오신 주님을 살아 가난한 이들이 복음을, 병든 이들이 치유의 은사를 받고, 혼란한 이 세상이 구원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