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죽음을 위하여

가을을 곱게 장식하던 단풍잎이 떨어지고 설악산에 첫눈이 내렸다는 뉴스는 앙상한 나뭇가지를 떠오르게 합니다. 단풍잎이 가랑잎이 되어 빗자루에 쓸려나가고 불 속으로 들어가는 모습과 어제까지 싱싱하고 단란한 가정이 나이 들어 치매로 부부가 고생하다 78세 할아버지가 자기 부인을 목 졸라 죽이고 자기도 죽으려고 한 기사는 마음을 쓸쓸하게 합니다.

11월 위령성월을 시작하면서 교회는 죽은 이들을 기억하여 연옥에 있으면 하루속히 하늘나라로 승천하도록 기도하고, 천국에 있는 이들과는 친교를 맺으며 통공을 하도록 하는 시기이며,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하여 깨어 기도하고, 각자의 죽음을 준비하는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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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모든 것을 빼앗기고 모든 것이 사라지고 아름답던 삶이 망가지는 것입니다. 봄에 예쁜 싹이 돋아나 여름에 무성한 잎을 달고 그늘 만들어 지나가는 나그네를 쉬게 하던 나무가 잠깐의 시간, 아름다운 단풍잎을 보여주다가 앙상한 가지만 남기고 자기는 거름 되어 썩거나 불태워져 재가 됩니다. 어찌 보면 인생의 길과도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교훈을 줍니다. 부인을 살해한 할아버지는 50년을 서로 사랑하며 살았고, 병간호도 남편이 해야 한다고 자식들은 가까이 못 하게 하다가 지쳐서 같이 죽는 길이 행복의 길이라고 생각하고 부인을 죽이고 스스로 죽으려고 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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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는 3백만의 치매환자가 있어 이런 현상이 오래전부터 있었다고 합니다. 한국은 53만 명 중 72%는 가족이 돌보고 있다고 합니다. 저는 오늘 아침에 죽음을 묵상하다가, 죽은 자의 구원에 깊은 관심이 있는 우리 교회는 크고 아름다운 병원을 지어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잘 교육하여 아름답게 살게 하기보다 아름답게 죽음을 맞이하게 하는 일을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임종의 집 같은,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행복하게 죽음을 맞이하도록 준비된 시설의 필요성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노인 요양병원이 있지만,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곳과 아름다운 죽음을 준비시키는 곳은 다른 차원의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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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에 잘 살면 잘 죽는다고 했지만, 잘 살아도 병이나 여건이 나쁘면 잘 죽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준비된 심리 간병사가 죽음을 앞둔 이에게 병을 다스리고 병을 극복하는 힘을 주는 사람이어야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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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오늘 죽음 앞에 있는 이들이 아름답게 죽을 수 있는 환경을 나라나 교회가 힘을 합쳐 만들어 나가도록 기도합니다. "주여 죽는 이들이 평화와 기쁨을 지니고 주님 앞에 가도록 주님의 이름으로 청하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