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봉사

오늘 복음에서 아무런 보상을 받지 않고 자선을 베풀면 행복하다고 하십니다. 그러나 우리는 보상이 없으면 항의를 하고, 불편을 느끼고, 정당한 보상을 바랍니다. 어떤 때는 남과 비교하면서, 다른 사람은 나보다도 덜 봉사하고 일을 하였는데 나보다 더 받는 것을 보면 시기 질투를 느끼고 항의를 합니다. 어떤 차별을 받으면 공평함을 주장하고, 똑같은 입장이 되기를 바라고, 오른 사람을 끌어내리고, 중상모략으로 나보다 더 오른 사람의 명예를 손상하려고 합니다.

봉사는 자신의 명예를 위한 방법으로 생각하고 자기 이름을 내고 자기를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봉사합니다. 어떤 때는 "나는 전에 이렇게 해주었는데 너는 오늘 나에게 이렇게 하느냐."고 과거를 앞세워 불행하게 사는 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바리사이들은 기도할 때 남이 보도록 밖에서, 저잣거리에서 오로지 남이 알아주는 행위만 합니다. 요사이 부자 본당 가난한 본당의 차별이 있어, 크고 장엄하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교회에 다니고 무엇 더 자랑할 것이 없나 찾아 드러내는 것이 행복이라고 하다면 주님의 길과는 먼 거리에 있는 삶입니다. 가난한 교회, 부족한 것이 많이 있는 교회에 속한 것을 감사한다면 그런 교회 안에서 하느님의 참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언제나 가난한 자들 안에 사시면서 다리 저는 사람, 눈먼 사람, 말 못하는 사람들을 초대하시고 아무런 대가도 없이 병을 고쳐 주시고 당신 자신도 세상에 인간으로 오신 것은 공적을 내세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죄인인 우리에게 자비를 무상으로 베푸시는 분이시고 고난을 겪으시고 "나 이런 일을 했으니 보상을 달라."고 하시지 않으셨습니다.

나는 어느 날 '내가 50년 동안 교회에 봉사했고, 이제 능력이 없으니 교회가 돌보아 주어야 하지 않은가'하고 교회를 원망하고 그동안의 공적을 생각했습니다. 어떤 이는 천국에 가서 받으라고 하지만, 저는 이제 그런 생각을 하지 않고 내가 한 일은 모두가 주님이 하신 일이지 내가 한 일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공적을 생각하지 않고 주님이 함께하는 일이면 즐겁고 행복하게 작은 일이라도 봉사하고 기도와 일을 하겠습니다.

오늘도 저는 이것저것 따지고 자기 일의 성과만 내세우는 이들이 온전히 순수한 마음으로 아무런 보상받지 않고 눈앞에 일어나는 일을 열정을 다하여 봉사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