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력서 <마태1,1ㅡ17>

오늘 복음은 주님이 어디서 오신 분이고 어떤 분이시라는 것을 주님의 족보를 다시 읽으면서 알려 주십니다. 다윗의 자손, 아브라함의 자손이신 주님의 역사적 존재는 하느님이 사람이 되신 경위를 설명해 주십니다. 이같이 한 인간이 역사 안에 현존하기 위해서는 자기 내력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주로 자기 이력서를 화려하게 이름답게 서술하고 역사적 인물이 되려고 합니다. 남 앞에 지도자가 되려면 어디서 나오고 무엇을 하고 어떤 업적이 있는지를 사람들이 알아보아야 선택을 받게 됩니다.

언제 어디서 태어나고, 그 부모는 누구이고, 그 형제는 누구인지를 알고 무엇을 하였는지를 알아야 그 인품이나 존재를 알아보게 됩니다.
나는 어디서 왔을까? 저의 이력서는 간단히 말을 하면 하느님에게서 왔고, 하느님의 일을 하고, 하느님에게로 돌아가는 길을 준비하는 사람이라고 하면 간단하고도 분명한 이력서가 됩니다.
왜 우리는 대림 시기에 주님을 기다리고 기쁨을 가지려고 합니까? 이는 나의 근본이기 때문입니다. 명절이면 그 많은 고속도로가 정체될 정도로 길이 밀리면서 8시간에서 10시간을 길에서 지내는 한이 있어도 고향을 찾아가는 것은 바로 자기 근본을 찾아 기쁨을 나누기 위합니다.

오늘 복음에 주님의 근본이 어디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려 주심은 우리의 역사도 같은 맥락에서 보아야 합니다. 이 세상에 하느님에게서 나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나는 하느님의 것이고 하느님의 것으로 살아야 역사 안에 자기 소명을 다하는 것입니다.
어떤 이는 화려한 이력서를 들고 자기 존재를 인정받으려 하지만 이력서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됨됨이입니다.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하는지 어떤 자세로 살고 있는지가 문제입니다. 천민의 자손인지 좋은 가문의 자손인지 따지기 전에 지금은 어떤 사람인지를 알고 서로 알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백성이고 하느님의 나라에 속하여 하느님의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수도자는 무엇을 하고 어떤 근본이 있다고 해서 더 보람이 있고 대우를 받는 것이 아니라 똑같이 하느님의 집에 살면서 하느님의 종으로 살아야 합니다. 이력서를 보이는 행위는 자기의 근본을 알아 자기에게 합당한 일을 하기 위한 것입니다. 저는 이력서가 화려하지도 않고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하느님에게 속한 사람으로 사는 것만이 최상급이고 내 생애의 전부 이기를 바라고 살아갑니다.

족보나 이력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하고 어떤 결실을 내는 것이냐가 더 중요합니다. 주님이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 사랑하는 이외 다른 것이 아니라 하셨듯이 과거를 보지 말고 지금 서로 사랑하는 일에 열정을 다해야 합니다.

저는 오늘도 나는 전에 무엇을 하였다고 자랑하고 되새기는 삶이 아니라 지금 나는 어떻게 사랑하고 있는지를 중요히 생각하며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