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대공원 <마르코 10, 13ㅡ16.>

어린이들이 뛰어놀고 즐기는 어린이 대공원에 가면 아름답게 꾸며진 집, 온갖 놀이 기구로 어린이들이 놀기에 참으로 좋은 곳입니다. 하느님의 나라도 대공원처럼 꾸며져 있으면 어린이 천국이라고 합니다. '어린이와 같이 하느님의 나라를 받아들이지 않는 자는?' '어린이가 받아들이는 하느님의 나라는 놀이 기구로 아름답게 꾸며진 나라일까? 아니면 선을 행하고 악을 피한 사람들이 누리는 천국일까?' 하느님의 나라는 외형적이며 잘 꾸며진 대공원 같은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나라를 가져오신 주님을 받아들이는 사람을 말합니다.

어린이는 무서운 사람 악을 꾸미는 사람을 모르고 아무나 따라갑니다. 매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좋은 세상 이름다운 세상만을 보려고 합니다. 경험이 있는 사람 즉, 어른은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을 선별하고, 좋은 일 나쁜 일을 구별하면서 그 행위자를 판단하고 쉽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수도원의 장상은 장상이며 그의 말을 순종함으로 수도자 생활을 잘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장상이 장상다워야 순종하며 공동체 삶을 산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장상에게 순종하는 것이 수도생활을 다하는 것으로 생각하면서 얼마 전 전임 아빠스 사임과 새 아빠스 선출에 수도원이 잘 되려면 수도자가 모두 어린이같이 장상에게 순종하면 잘 된다고 말을 하는 수도자가 바른 수도자인지, 관리 능력과 책임감을 가지고 분별력을 가진 장상을 바라는 수도자가 바른 수도자인지 판단하기 어려워질 때가 있습니다.

주님은 이런 말씀도 하셨습니다. "비둘기처럼 순박하고 뱀과 같이 슬기로우라." 어린이와 어른이 어우러진 성숙한 사람이 순명도 의지적으로 자유로운 판단에서 하는 것입니다. 나라의 지도자가 독재나 군사 파쇼적 지도를 하면 민주주의를 위하여 목숨을 내놓고 투쟁하여 바른 나라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오늘처럼 다양한 사회구조와 새로운 가치관 속에 수도생활도 변화되어야 합니다. 장상의 더 많은 배려와 관심으로 공동체의 방향을 확립할 필요가 있으며 방향 수정도 요구됩니다.

우리를 깨우쳐 주고, 공동체를 책임 있게 이끄는 지도자가 올바른 지시와 순명을 명하고 모두가 따라갈 때, 무너지는 집을 바로 세우고 그 집 안에서 자유와 평화와 기쁨을 누리며 행복한 수도생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늘 어린이와 같은 순진성과 경험을 통해 얻어진 지혜를 가지고 하느님의 나라를 이 땅에 건설하여 구원받는 사람이 많아지기를 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