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아들의 영광 <루카 7, 11ㅡ17.>  6월 9일 주일 

오늘 복음에 과부의 외아들은 주님을 만나서 큰 기쁨을 보게 된 것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과부의 외아들 죽음은 그 이상 고통이 없는 일이며 보는 이들을 마음 아프게 하는 사건입니다. 주님은 이를 측은히 여기시어 죽음에서 살려내셨습니다. 그러므로 더 생각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어제 텔레비전에서 전태일의 사건을 재조명하면서 그 역사적 흐름을 보여주었는데, 죽은 아들이 그의 가족까지 영광스럽게 하며 이 나라 노동자들의 기쁨이며 희망이었을 뿐 아니라, 어머니의 죽음에 전 노동조합과 각 노동자의 국민적 장례를 보며 아들의 공적을 생각하게 하였습니다.

이런 일은 바로 우리의 어머니이신 마리아의 삶을 재조명하게 되었습니다. 외아들을 잃고 슬픔과 고통이 닥쳐와도 의연히 대처하시고 십자가 밑에 기도하는 모습은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주님의 뜻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하는 말씀만 되풀이하시며 부활의 그날을 기다리셨습니다. 마리아의 외아들 죽음이 아니면 인류의 구원은 없었을 것입니다. 과부의 외아들 죽음으로 주님의 영광을 보았듯이 마리아의 아들 죽음은 온 인류를 살리고 영광되게 하는 것입니다.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 폭탄은 인류의 불행이지만 그곳에 만들어진 평화공원을 찾아보다가 참 평화를 원하는 국제 사회의 바람이며 그렇게 되리라 확신을 얻게 되었습니다. 20만의 인구 중에 15만 명이 그 자리에서 죽고 더 많은 사람이 피폭의 영향으로 죽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보면서 어리석은 일을 저지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원하거나 원하지 않거나 죽음과 고통을 겪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그 안에 하느님의 오묘한 뜻이 감추어져 있어 오늘의 고통은 내일의 영광이며 오늘의 많은 희생은 밑거름되어 가정이나 교회나 모든 공동체가 새롭게 되살아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오늘도 저는 주님을 믿고 바라는 사람들이 죽음의 고통에서 희망을 품고 영광의 그날을 기다리며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