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이 없는 믿음 <요한 20, 24ㅡ29.>

어느 곳에 유명한 신학자가 하루는 자기가 믿는 하느님이 참으로 계신지 의심을 품고 고민하다가 그 근방에 성덕과 믿음으로 이름난 사제를 찾아가 상담을 청했습니다. 하느님의 존재에 대한 의심을 이야기하면서 조언을 들으려고 하니 사제는 두말할 것 없이 "아무개가 쓴 '하느님의 존재'에 관한 책을 찾아보시오."하면서 책을 권하는데 그 책은 바로 신학자 자신이 쓴 책이었습니다.

이 신학자는 집으로 돌아오면서 하느님은 체험만으로 그 존재의 믿음을 확고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기도와 묵상을 계속하면서 하느님의 존재를 믿게 되었습니다.

하느님의 존재는 과학적으로나 세상의 어떤 학문으로 증명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체험이 가장 확실한 믿음으로 나아가게 합니다.
나는 얼마 전 건강검진을 하고 별 이상이 없다고 하기에 건강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살다가 전날 음식을 잘못 먹고 식중독에 걸려 어지럽고, 힘도 못 쓰고, 기도도 못 나가고, 저녁 식사도 못 하고 하니 내 몸이 약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주님을 찾아 "너무나 힘이 듭니다." 하고, 더 일할 수 있도록 청하는 기도를 하면서 주님의 도움을 청하였습니다. 육체의 허약함 속에서 주님의 강한 힘을 느껴 보았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조금 덜 개운했지만 4시에 일어나 성당을 찾아가 기도와 성체조배를 하면서 '주님만이 나의 힘이시다.'라고 고백하면서 감사기도를 드렸습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어떠십니까? " 물어오는 형제들이 고마웠으며 '이것이 공동체의 힘이구나.' 생각하였습니다.

이론적으로만은 이해되지 않은 것은 하나의 체험으로 확신을 얻게 됩니다. 저는 40년 동안 사목을 하였지만 가르치고 다스리고 관리하는 것만이 능사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체험이 제일 중요하다."고 합니다. 체험이 없이 신앙생활을 하거나, 보지 않고 믿는 자는 행복 하다고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신앙체험의 시간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피정이나 성지에 참례하면서 스스로 순교자나 성인들의 삶을 깊이 묵상하고 기도 중에 체험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저는 오늘도 믿음을 더 확고하게 하려고 신앙 체험의 시간을 가지도록 기도합니다.

아니면 믿음을 가진 사람과 상담을 하면서 주님이 하신 일을 다시 알아듣도록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