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마무리 <요한 1, 1ㅡ18.>

오늘은 2013년 마지막 날입니다. 지나가는 해의 감사와 찬미를 하면서 많은 아쉬움이 남아 있을 것이지만 다음 해를 다시 시작하면서 새로운 날을 맞이해야 합니다. 모든 일의 마무리는 새로운 시작을 잘하도록 준비하는 시간입니다. 잘한 일은 더 잘하도록 준비하고 못한 일은 잘못을 뉘우치고 새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도록 준비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시작이며 마침이십니다. "한 처음 말씀이 계셨다." 하느님은 말씀으로 우주의 시작을 열고 말씀으로 세상의 마지막을 닫는 분이십니다. 나를 세상에 살도록 시작하시고 나를 세상에서 거두어가십니다. 하느님은 나의 시작이며 마침이십니다. 이런 일은 매일 시작하고 마칩니다.

하루라는 시간을 오늘도 틀림없이 주신 주님은 오늘 한해의 마무리를 잘하도록 하시는 것뿐 아니라 매일의 시작과 마무리를 잘하도록 하십니다. "안녕히 주무십시오."하는 인사말은 오늘 하루 마무리를 잘하라는 말씀입니다. 송년회란 이름으로 음식을 먹고 술을 마시면서 마무리하는 사람은 술에 취하여 정신없이 잠을 자게 되면 아름다운 마무리가 아닙니다.

정화수를 떠놓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깊이 반성하면서 한 해를 보내고 하루를 보내는 것만큼 아름다운 마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지난해를 잊으려 하지 말고 지난해를 주신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 함께 한 모든 이와 함께 감사의 말을 하면서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는 것이 새해를 맞이하는 가장 좋은 준비가 아니겠습니까?

하느님 앞에는 새로움이 없습니다. 하느님은 시간 안에 살지 않으십니다. 오로지 현재 뿐이십니다. 과거의 모든 것은 쓰레기통에 넣고 새로운 오늘을 살아야 합니다. 쓰레기통을 뒤지면 먼지만 나고 쓸모없는 것만 남게 됩니다. 오늘을 잘 살아야 마무리가 아름답게 됩니다. 내일 잘 살겠다는 결심은 몇 백번 해도 지금 하나도 실천하지 않으면 아름답게 마무리가 되지 못합니다.

한 해를 보내면서 새해를 맞이하면서 떠들썩하게 보내고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기도하면서 준비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