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축복식 <마태 8, 18ㅡ22.>

어제 대구 수성구에 가서 집을 축복하다가 집을 축복하는 기도문에 “집도 없이 방황하시며 가난의 기쁨 속에 친구들의 대접을 받으신 그리스도여, 거처할 곳을 찾아 헤매는 모든 사람도 우리의 도움으로 마땅한 거처를 얻게 하소서.” 신자 기도문을 바치면서 오늘 복음 주님의 형편과 오늘의 현실적 문제를 생각하게 합니다. 오늘도 주님은 머리 둘 곳 없이 방황하시며 잠자리, 쉼터를 구하고 계시다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

어느 날 집 안에 있으며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없어 답답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새 한 마리가 하늘을 자유스럽게 지지배배 노래 부르며 나는 것을 보고 "너는 나보다 자유롭구나. 가고 싶은 곳을 가고, 앉고 싶은 곳에 안고, 쉬고 싶은 곳에 쉴 수 있으니 말이다." 오늘 주님은 여우와 새에게 비유하면서 주님의 거처가 없다고 하십니다. 이는 주님이 친구나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도움을 받는다는 것을 뜻하는 말씀보다 안식의 장소, 즉 주님을 편히 쉬게 할 사람이 없다는 말도 됩니다.

아무리 집이 크고 화려하다 하여도 그 집안에 서로 사랑하는 이가 없으면 평화와 기쁨이 없습니다. 수도공동체 안에 집이 크고 방이 잘 꾸며져 있어도 서로 사랑하지 않으면 지옥과 같은 곳이 됩니다. 하늘나라에 살기 위하여 지금 사는 삶이 하늘나라여야 합니다.

얼마 전 지오피에서 임 병장의 총기 난사 사건은 바로 자기 있는 곳이 평화와 기쁨이 없는 아무도 의지할 곳이 없는 곳이어서 일어난 사건입니다.

저는 오늘도 우리 각자는 나 아닌 너에게 안식처가 되고 기쁨이 되고 자유와 평화가 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