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자만심 <마태 23, 1-12.>

교황님이 교회 자체가 아니며 교회의 대표자일 뿐이다. 그분의 선한 행적은 그분의 것이고 교회 전체의 자랑거리가 아닙니다. 그런데 교황님이 한국을 사랑하시어 오신 것을 자랑할 일이 아니라 각자 스스로 하느님의 뜻을 들어 깨닫고 하느님 나라의 백성답게 살아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 바리사이나 율법학자들이 모세의 자리에 앉아 있으면서 자신이 하느님 나라의 관리자인 것같이 백성을 이끌고 자기는 행하지 않아 다른 이를 힘들게 살게 하고 자랑거리만 찾아 보이려 하고 대접을 받고 모든 선의 지도자처럼 행세합니다.

오늘 우리도 같은 잘못을 저지르며 살고 자만심을 가지고 살고 있지 않은가 반성의 시간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교황님이 오신 다음 경거망동한 행위를 하면서 우리 교회가 얼마나 자랑스러운지를 가지고 집단적 자만심에 빠져 있습니다. 자랑스러운 교황님을 둔 것은 틀림이 없지만, 교회가 교황과 같이 전부 자랑스러운 것은 아닙니다.

혹시 가톨릭 교회만이 구원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 속에 사는 것입니다. 성경의 기록된 하느님의 말씀보다 먼저 있는 것은 각자 안에 이미 하느님은 양심을 통하여 선을 행하고 악을 피하라는 말씀을 주셨으며 이를 바탕으로 모든 진리를 알아들어야 합니다.

2차 바티칸 공의회는 양심은 하느님의 소리이고 교회 밖에도 구원이 있다고 말을 하였습니다. 이는 종교 일치 운동을 넘어 하느님 나라의 개념이 더 보편적으로 적용되어 그 시대 그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현상에 적응하며 바르게 양심적으로 살면 그것이 구원입니다. 혹시 기독교나 천주교회에 나가 세례를 받아야 천당에 가는 줄만 알면 오해입니다.

또한, 죽어서 천당에 가기 위하여 신앙생활을 한다고 해도 오해입니다. 세례를 받고 수도자나 사제가 된다 해도 주교나 추기경이 된다 해도 천당에 못 갈 수도 있습니다. 운전면허를 가지고 있다 해도 교통사고를 내며 남보다 더 운전을 잘한다고 해도 교통사고를 일으킬 수 있으며 검사라고 해도 고검장이라 해도 범죄자가 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자랑할 것이 있으면 주 안에 자랑하시오." 하신 바오로 사도의 말처럼 모든 선의 모범이신 주님을 살지 않으면 아무도 하느님 나라에 살 수 없습니다.

인간이 인간다울 때 비로소 자랑할 거리가 있지만 인간답지 못하면 어떤 자리에 있든지 자랑할 것이 없습니다.

저는 오늘도 어떤 위치를 자랑거리로 삼지 말고 늘 꼴찌처럼 사는 사람이 자랑거리가 있다는 것을 주님의 말씀을 따라 배우고 실천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