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행복한 사람 <루카 6, 20-26.>

오늘 복음을 보면 지금 불행한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하고 지금 행복한 사람은 불행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불행 중에 행복한 사람은 “하늘나라에서 받을 상이 크다.” 하십니다. 죽어서 받는 천당의 복락을 말씀하시는 것만은 아닙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이 땅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그 상급은 자유와 평화와 기쁨입니다. 불행한 사람은 권력과 재력과 명예를 누리고 사는 사람이며 그 안에서만 행복을 찾는 사람입니다.

얼마 전 삼성 대기업의 중진으로 있다가 퇴임한 사람이 자기처럼 불행한 사람이 없다고 희망을 잃고 절망 중에서 죽음까지도 생각하고 산다고 하면서 어두운 얼굴을 하고 저를 찾아왔습니다.

그는 잘 나갈 때 옆도 돌아보지 않고 행복을 누리고 살았다고 합니다. 자기 삶을 누리며 행복하게 살았으며 해외여행도 다니고 먹고 싶은 것 다 먹고 가지고 싶은 것 다 가지며 살았다고 합니다. 지금은 아내는 병이 들고 자신은 무기력해져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걱정을 하며 하소연하는 말을 듣고 참 행복이 무엇인지 알려 주었습니다.

"이는 하늘나라에 사는 길입니다."라고 말을 하면서 지금 행복하려면 어떤 경우든지 자유롭고 평화스럽고 기쁨이 넘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주님이 현존하는 곳입니다. 주님과 함께 살려면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권력과 재력과 명예 중심으로 사는 사람은 언제나 지금 행복하지 못합니다. 이런 것에서 벗어난 사람만이 참 행복이 무엇인지를 알고 행복을 누리게 됩니다. 성 바오로 2세 교황님이 죽음이 임박했을 때 “저는 참으로 행복합니다.” 하신 말씀은 바로 주님 안에서 자유와 평화와 기쁨을 느끼시는 말씀이었습니다.

사는 한 누구도 고통 없이 사는 이가 없습니다. 즐거운 명절을 쉬러 고향에 가다가 죽음을 맞이한 사람, 어제까지 건강했던 사람이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사람, 모두가 불행을 느끼지만 그런 중에도 주님을 중심으로 사는 사람은 참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성 아오스딩의 고백론에 주님이 계신 곳이면 지옥이라도 가겠다고 한 것 같이 우리도 가난, 굶주림, 슬픔, 모욕과 중상, 박해 중에도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은 참 행복을 체험하고 사는 사람입니다.

저는 오늘도 모든 믿는 이들이 주님을 중심으로 살며 권력, 재력, 명예에서 자유 와 평화와 기쁨을 누리며 참 행복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