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광로 <루카 6, 27-38.>

포항제철을 방문할 때 크고 웅장한 용광로의 불길과 무엇이든지 들어가면 녹아버리고 쇳덩이가 물같이 흘러내리는 현상을 보면서 저 안에 들어가 녹지 않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되면서 우리의 마음도 용광로 같은 마음을 가지고 살면 “아버지께서 자비로우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란 말씀을 실천하며 살아갈 수 있겠는데 미움도, 학대도, 무례함도, 빼앗김도 다른 이가 원하는 대로 해줄 수 있겠는데 마음이 차디차서 내 마음 안에 들어오면 서로 부딪치고 엉기어 상처를 내지만 불에 들어가면 서로 강력한 햇살에 눈 녹듯 녹아 버리게 됩니다.

"원수를 사랑하라." 어려운 것 같아도 너와 나 사이에 원수 관계가 없다면 하나가 되는 이외 다른 것이 없습니다. 원수를 만드는 것은 이해관계입니다. 내가 너보다도 더 좋은 것, 더 유익한 것, 더 많은 것 가져야 한다는 욕심이 원수 관계를 만들어 냅니다. 이런 관계를 벗어나면 원수는 없어지고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그 길은 세상에서는 바보처럼 사는 길이고 주님의 법으로는 마음이 가난한 사람입니다. 주님은 이 길을 십자가로 보여 주시어 자신을 낮추시고 우리에게 모든 것을 내어 주시는 사랑과 자비심입니다.

우리는 십자가를 져야 한다고 말을 하지만 십자가가 오면 피하고 십자가의 의미를 상실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원수의 관계를 맺고 있으면 "나는 눈에 흙이 들어가도 너를 용서할 수가 없다. 죽어도 용서할 수 없다."하는 사람은 자기도 주님에게 "주님 제 죄를 용서하지 마시고 나를 지옥으로 들어가도록 이끌어 주소서." 하는 사람과 같습니다.

세상에서 죄를 용서하고 용서받는 것만큼 기쁨을 주는 일은 없습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고, 용접 부분이 다른 부분보다 강합니다. 화해는 사람이 할 수 있는 행위 중 가장 고귀한 덕입니다.

저는 오늘도 화해하지 못하는 이들 사이에 존재하는 찌꺼기가 모두 용광로에 태워져 깨끗한 관계가 되어 화해하여 하나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