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눈 <루카 6, 39-42.>

얼마 전 눈 수술을 받은 형제가 퇴원하고 집에 돌아온 후 앞을 잘 못 보아 더듬거리고 움직이는 데 불편을 느끼고 기도도 귀로만 들린다고 합니다. 보던 사람이 볼 수 없게 되면 답답하게 됩니다. 영적 눈이 빛을 잃으면 방향감각도 없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모르게 되어 행동이나 말이나 생각이 본질을 상실한 삶을 살게 됩니다. 빛을 잃은 눈은 자신도 남도 바른 삶을 살지 못하게 합니다.

왜 어두운 눈을 가지고 살게 될까요? 시력을 잃어버리게 될까요? 빛이 없기 때문이지만 빛을 가리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동공이 상처를 입기도 하지만 동공을 가리는 것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마음의 상처를 입으면 보이는 것이 없어 행동이 거칠고 막가는 삶을 살게 됩니다. 절망이나 실망이나 갈 데까지 가지 하는 마음이 일어납니다. 그런 사람과 함께 한다는 것은 서로 어렵게 합니다. 자신을 바로 이끌지 못할 뿐 아니라 남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바른길로 이끌지 못합니다. “눈먼 이가 눈만 이를 인도할 수 없다.” 하심 같이 들보 같은 장애물이 있으면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하십니다.

자기도 권력이나 돈이나 성욕의 노예로 살면서 자기 개선은 뒤로 미루고 다른 이의 약점만 들추어내는 사람은 눈먼 사람이고 빛을 못 보는 사람입니다. 하느님은 우리 가까이에서 빛을 비추시고 <성령의 빛> 회심의 날을 기다리고 계시는데 우리는 눈먼 사람처럼 보지도 못하고 보려고도 하지 않아 어두운 눈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오늘 저는 밖으로부터 빛을 받기 위하여 눈의 장애물을 제거하고 맑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형제를 바라보는 삶을 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