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형제 <루카 8, 19-21.>

지난번 교황님이 방한하실 때 꽃동네에 모인 수도자 전부는 아니라도 강당 전체에 모인 수도자를 보고 저들이 모두 집을 떠나 서로 잘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기도하고 침식을 같이 하면서 죽을 때까지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참으로 놀랍게 보였습니다. 우리 수도원도 130명 가까이 모여 형제라고 부르며 형님 아우하고 일생을 함께 산다는 것은 참으로 신기합니다.

그 안에는 갈등도 있고 서로 사랑하라 하였지만 사랑하지 못하는 형제도 있어 힘들게 사는 사람도 있지만, 주님 앞에 형제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모두가 하느님을 아는 사람으로 하느님이 뜻을 실천하려고 모인 사람들이며 피를 나눈 형제보다 더 깊은 정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저승에서 옷깃만 스쳐도 이승에서 깊은 인연을 맺고 산다고 하는데 이 말은 우연히 모인 것 같아도 하느님의 뜻이 있고 그 뜻을 따라 살려고 하는 곳에 굳건한 형제적 일치가 있습니다. 반대로 자기 뜻을 따라 살고 이기적 야심을 가진 사람들은 함께 있어도 함께 사는 것이 아니라 창밖의 사람과 같을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찾고 실천한다는 것은 함께 기도하고 함께 하느님의 일을 하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기도의 삶을 함께하지 않고 일도 자기만의 일로 여기면 형제라고 할 수 없습니다.

저는 요사이 수도 가족 안에 모두를 형제같이 느끼고 형제들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가지고 사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몸이 고단합니다.” 허리가, 머리가, 배가, 아프다고 하소연할 때 들어주고 해결해야 할 때 형제적 관계를 의식하게 됩니다.

우리는 영적 공동체입니다. 그래서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고 마음을 편하게 할 것인지를 서로 깊은 관심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형제가 됩니다.

오늘도 믿는 사람, 하느님의 뜻을 찾으며 사는 이들과 특별히 우리 수도공동체가 형제적 관계를 잘 이루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