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형자매<루카 11, 27-28.>

강론을 시작할 때 보통 "교형 자매 여러분" 하고 세상에서는 "신사 숙녀 여러분" 합니다. 교회와 세상의 차이가 이렇게 있습니다. 성당 안에서 신자들을 형제자매라고 부르는 의미는 오늘 복음에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 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세례성사로 한 아버지의 아들딸이 되어 형제자매라고 부르면서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입니다. 이 원칙을 알고 실천하는 사람들은 본당 생활이 즐겁고 봉사적 삶이나 어떤 어려운 임무를 이행하더라도 기쁜 마음으로 하게 됩니다.

수도원의 수도자도 서로 형제라 부르고 돕고 협력하면서 일생을 함께 사는 것도 모두가 하느님의 사람으로 살기 때문입니다. 서로 햇빛 같은 마음으로 서로 마음의 문을 열고 손과 손을 마주 잡고 기도하고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아갑니다. 여기서는 높고 낮은 자리가 없고 많이 가지고 못 가진 것 없고 자기 자랑이나 우월감 없이 자유와 평화와 기쁨 중에 살아갑니다.

이런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요? 모두가 하느님의 마음에 잡힌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은 수도자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을 잡고 주님의 뜻을 실천해 나가며 공동체의 성장과 일치가 이루어집니다. 이 세상에는 여러 가지 인연으로 한 공동체 안에 살고 있습니다.

권력의 끈, 재력의 끈, 명예의 끈으로 맺은 공동체는 사랑과 진실이 없어 권력은 권위주의로, 재력은 부정과 부패로, 명예는 시기와 질투로 빠져들어가 모두를 불편하게 합니다. 이런 것이 가정 안에도 수도공동체 안에도 있으면 구원받은 공동체가 되지 못합니다.

오늘도 저는 모든 이들이 서로 주님의 뜻을 실천하면서 한 형제 한 자매로 살아가며 행복한 공동체 삶을 잇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