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소리 <루카 14, 1-6.>

우리 수도원은 하루에 몇 차례 종을 치며 그 시간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줍니다. 수도원 안에 손님으로 오신 분은 "그 종소리 때문에 잠을 못 자겠다." 하며 짜증을 내지만 우리는 그 종소리 없으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 수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 안식일에 병을 고쳐주는 것을 비난하려는 사람들에게 "지금 해야 할 일을 지금 해야 하고 다음날 보다, 내일 보다, 시간을 미루는 것보다, 지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십니다.

물에 빠진 사람을 보고 다음에 건져 주겠다고 지나가 버리면 그는 물속에서 죽고 말 것입니다.

수도자가 종소리를 듣고 그 시간에 해야 할 일을 미루고 다음에 한다고 시간을 미루면 아침 기도부터 시작하여 미사 시간, 아침 식사시간, 일해야 할 시간을 전부 놓쳐버립니다.

수도회 규칙서에 “종소리를 듣거든 하든 일을 즉시 중단하고 종소리에 응하라.” 하십니다. 서양 속담에 가장 훌륭한 충고는 “지금 당장 시작하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중요한 일을 앞에 놓고 "내일 하지, 다음에 하지." 하면서 미루면 그 일은 성취하지 못합니다.

저는 이런 생각을 하고 살아갑니다. 시간을 지키는 것은 금은보화보다 귀한 것입니다. 살아야 할 때가 있고 죽어야 할 때도 있으니 삶도 죽음도 모두 소중합니다. 삶 안에 일어나는 일에 시간을 넘길 수 없는 일이 있듯이 죽음의 시간도 기다려주지 않고 죽음의 시간에 죽게 됩니다. 우리는 지금 해야 할 일을 그 시간에 해야 합니다. 게으름이나 미련 때문에 제시간에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으면 모든 것을 잃어버립니다. 모든 것이 때가 있다는 것은 때를 중요시하라는 말이며 때를 중요시하는 사람만이 가지고자 하는 것을 얻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아침에 기도도 하지 않고, 미사도 하지 않고 식사 종을 듣고 식당에 들어가려면 부끄러워지고 거북한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제때, 제시간에 무엇을 해야 한다는 것은 바로 지금이란 시간을 중요시하며 제시간에 할 일을 해야 합니다. 지금을 중요시하는 사람은 언제나 준비된 삶을 사는 것입니다. 지혜로운 다섯 동녀와 미련한 다섯 동녀의 비유 말씀은 잘 어울리는 말씀입니다

오늘도 저는 시간 속에 살면서 지금이란 시간을 중요시하며 준비된 모든 것을 실천하며 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