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눈 <루카 8, 35-43.>

마음에 어둠의 안개가 끼면 볼 것을 보지 못하고 주님께 자비를 구하면서 “주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주십시오.” 하고 간청해야 합니다. 다시 본다는 말은 본래 잘 보던 눈이 어둠으로 못 보게 된 것을 뜻합니다. 왜 마음이 어둠으로 빛을 못 보게 되었을까요?

우리는 권력에 눈이 어두워 빛을 못 보게 되고, 돈에 눈이 어두워 눈이 가려지고 명예에 빛을 잃고 보지 못하게 됩니다.

오늘 저는 이런 흔한 말보다 더 깊은 말을 하고자 합니다. 피정을 지도하다가 미사 전례를 설명하면 제대에서 일어나는 일을 의식하지 못하고 그 형식만 보고 참례했다는 신자들을 만나게 됩니다. 미사가 주는 그 큰 은혜를 깨우쳐 주면 그때야 그 깊은 의미를 알고 적극적 미사 참례가 가능해집니다. 성경을 듣고도 한 마디도 깨우치지 못하는 사람의 눈과 귀를 열어주시기를 자비를 구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이 있으면 원하는 바를 노력해야 합니다. 교리를 가르쳐도 전례를 의미있게 가르치지 않았으니 모르는 것은 당연합니다. 성경을 미사 때마다 듣고 읽고 있지만 흰 바탕에 까만 글만 보인다거나, 들어도 그 의미를 알지 못하면 다시 보고 다시 들을 수 있도록 자비를 구해야 합니다.

형식적 신앙생활, 기계적 신앙생활, 습관적 신앙생활은 바로 하느님에 대해 깊은 인식 없이 피상적으로 사는 결과이며 냉담의 원인이고 교회를 몰이해 하는 삶이 됩니다.

바로 보고 바로 듣는 삶을 살려면 생각을 바꾸어 마음의 눈을 가져야 합니다. 배우지 않고 진리를 깨닫지 못하고 배운 것을 깊이 심화시키는 묵상과 기도가 아니고는 마음이 깨우치지 못합니다. 눈먼 이가 주님을 찾고 자비를 구하듯이 우리도 마음의 눈을 열어 사물의 본질을 바로 보려면 기도와 묵상의 살아야 합니다.

저는 오늘도 주님에게 모든 이의 마음의 눈을 열어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