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형제 < 마태 12, 46-50.>

우리는 서로 고향도 다르고, 부모도 다르고, 자라난 환경도 다르지만 어떤 형제는 60년, 50년, 40년, 30년, 20년 같은 신앙, 믿음과 사부 성 분도 정신을 따라 같이 기도하고, 같은 식당에서 밥을 먹고 대부분은 침묵이지만 그래도 의사가 통하며 사랑을 주고받고 살면서 형제적 관계를 이어갑니다. 저는 원장직을 위임받고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움직임까지 파악하고 시간과 공간의 현존을 알아보아야 합니다. 아침 기도를 나오지 않으면 왜 못 나왔는지, 어디 아프지나 않은지, 노인들 같으면 찾아가 보아야 합니다.

그러나 수도 형제라도 어느 날 하느님의 뜻을 찾지 않고 자기 뜻대로 살려 하면 형제적 관계는 끊어지고 다른 사람이 됩니다. 전에 아무 책임이 없을 때 갑자기 형제가 없어지면 나중에 그 이유를 알게 되지만 지금은 형제들의 마음가짐까지 알아차려야 합니다. 무관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주님은 우리 모든 사람 한 사람 한 사람을 챙기시는 분으로 생각하니 주님의 그 사랑을 알아들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목자는 양의 한 마리 한 마리의 동태를 알아야 참 목자인 것 같이 주님은 참 목자이시니 우리를 한 우리의 한 양이 되게 하신 것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요사이 아침에 저는 또 한 가지 일이 생겼습니다. 101살 된 수사 형제가 하루는 기도 나가다가 혼자 휠체어를 끌고 가시는 모습이 안쓰러워 뒤에서 밀어 드리다가 주님의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성당에까지 도와주라는 소리를 듣고 아침이면 수사님 문 앞에 가서 나오시길 기다리다가 모시고 성당에 가는 내 모습에서 스스로 기쁨을 느낍니다.

그러나 오늘 아침에는 웬 연고자가 많은지 미사에도 참례하지 않은 사람이 많이 있어 걱정하면서 오늘 수술하는 형제를 보러 병원에 찾아가 보아야겠습니다.

수술하는 형제가 고통을 잘 견디고 속이 치유받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