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끝이 있다. <루카 21, 5-11,>

어느덧 겨울이 와서 단풍이 가랑잎이 되고 가을은 끝났다. 축일의 기쁨을 나누던 사람들은 어디론지 가버리고 축하장에는 시들어진 꽃들이 이리저리 넘어져 쓸쓸하기까지 하다.

화려한 옷을 입고 무대에 등장한 사람은 무대 뒤에서 분장을 지우고 평복으로 갈아입고 대중 속에 섞이고 기세가 등등하던 사람이 할 일이 없어 척 늘어진 어깨를 움츠리며 길을 걷는다.

모든 것이 끝이 있는 줄 알면서 없는 것같이 살아갑니다. 다 죽어도 나는 죽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사는 사람들, 이곳저곳에서 전쟁의 기미가 보여도 아무런 생각 없이 살아갑니다.

오늘 복음에 아름답게 꾸민 성전을 자랑하는 사람들에게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아있지 못한다.” 하시고 전쟁이나 반란이 일어나겠지만, 그것은 끝이 아니라 하시며 “하늘에서 무서운 일들과 큰 표징들이 일어날 것이다.” 하시며 끝날을 예고하셨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끝날 같은 현상이 사계절이 오고 가듯이 질병, 기근, 사람들의 잘못으로 재난을 겪어야 합니다. 어떤 것은 막을 수 있고 어떤 것은 막을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납니다.

이런 일을 대처하는 힘은 주님의 힘만이 극복할 수 있습니다. 선의를 가진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야 합니다. 악의를 가진 사람, 남의 일을 방해만 하는 사람, 자비심도 없고, 희생심도 없고, 사랑도 하지 않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면 점점 끝날을 만나게 됩니다.

그러나 희망을 품고 주님의 말씀을 듣는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매서운 찬바람과 혹한이 지나 화사한 봄이 오듯이 주님은 세상의 끝자락에서 기대하지 못한 세상을 마련하시고 당신 품으로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우리의 끝날은 성부 성자 성령이신 하느님 안에 영원히 사는 것입니다. 믿는 사람들이 주님의 품 안에 있다는 것을 우리는 믿음과 희망으로 알고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을 믿고 있습니다.

주여 우리가 모두 끝날에 두려움 없이 주님 안에 희망을 품고 알 수 없는 그 시간을 맞이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