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자 <루카 21, 12-19.>

박해는 주로 종교적 의미로 사용하지만, 종교적 의미가 아니라도 박해를 받고 사는 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강자가 약자를 괴롭히거나 해를 끼치는 행위도 포함됩니다. 사람에 대한 참사랑이 없으면 약자는 무시당하고 강한 사람의 먹이가 됩니다. 사랑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얼마 전 압구정동의 경비원 자살 사건은 이런 면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누가 권력이나 재력으로 약한 이, 없는 이를 괴롭히는 일은 어디서나 보게 됩니다.

세계적으로 유엔이 있어 국제적 부조리를 해결하고자 하고 국가의 사법부는 억울한 사람을 구하기 위하여 노력하지만, 정의와 사랑이 살아남지 못한 현상입니다. 한 가정 안에도 약한 사람 강한 사람이 있어 억누르고 왕따 당하는 경우가 있으며 한 집안 안에도 이런 현상은 허다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이런 박해가 있어도 인내하는 이는 생명을 얻게 됩니다. 이 인내는 주님과 함께해야 합니다.

우리는 서로 박해자가 되기도 하고 박해를 받는 사람도 됩니다. 자기 기분에 따라 사랑이 없는 말은 다른 이에게 상처를 주어 죽음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무폭력 시위를 지향하는 자기 항변이나 대화적 관계를 한 집단적 행위는 정당화되지만 학교 폭력, 군부대의 폭력, 가정 폭력, 집단적 폭력사태 등 폭력을 사용하여 상처를 내고 죽이고 테러를 하는 집단은 또 다른 박해자들입니다.

저는 어떤 이유든지 사형은 무능하고 무저항적 상태의 사람을 죽이는 집단적 박해라고 생각합니다. 인권을 중시하고 생명을 중시하는 것이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한 사람에 대한 하느님의 뜻입니다. 우리는 서로 사랑하여 서로 상처를 주거나 박해자가 되지 않게 평화의 주님께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