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를 기다리는 사람들 <루카 21, 19-33.>

우리는 대림 첫 주일을 기다리며 전례력으로 새해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때를 알지 못하고 아무 준비 없이 살고 있습니다. 성당에서 대림초를 준비하는 의미도 모르고 대림 첫 주일을 맞이하려고 합니다. 계절의 변화는 민감하게 받아들여 옷도 갈아입고 겨울 준비를 하면서 새날 새해를 준비 없이 맞이하는 사람은 때를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라 때를 놓치는 사람입니다. 우리 수도원은 아침 식사시간을 기다리는 사람은 그 시간에 식당에 있어야 하지만 아침때를 놓치면 아무것도 먹을거리가 없어 굶을 수밖에 없습니다.

때를 기다리는 사람은 깨어있는 사람입니다. 저는 아침 기도를 하려면 천사가 있어 4시에 자명종이 나를 깨워 줍니다. 오늘 아침 매일 그 시간에 성당에 나오시는 101살 수사님이 나오시지 않아 방에 찾아가 보니 아직 잠을 자고 계셔서 깨워 드리니 자명종을 준비하지 않고 주무셨다고 합니다. 잠을 잔다는 것은 무의식중에 있다는 말이며 깨어 있다는 말은 의식 중에 있다는 말이면서 의식화된 사람입니다. “젊은이여 깨어나라.” 의식화된 삶을 살라는 것입니다.

때를 기다리는 사람은 준비물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지혜로운 처녀들이 기름을 준비하였지만 어리석은 처녀들은 기름을 준비하지 못하여 신랑과 찬칫집에 들어가지 못한 것과 같이 준비하지 않은 사람은 때를 기다리는 사람이 아닙니다. “깨어서 기도하고 깨어서 일하라.” 준비물은 사랑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가난한 사람을 위해 일하는 것입니다. 주님은 가난한 사람을 위하여 세상에 오셨고 가난한 사람 위해 십자가에 돌아가셨고 가난한 사람 위해 부활하셨습니다.

사랑의 실천은 차별이 없습니다. 어떤 사상을 가지고 있던지, 어떤 처지에 있든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든지 모두가 가난한 사람들일 수 있습니다. 없다고 가난한 사람이 아닙니다. 거지가 자기 깡통을 건드렸다고 신경질을 부리면 가난한 사람이 아닙니다. 부자도 자기 가진 것을 내려놓고 나누지 않으면 그 사람은 가난한 사람입니다. 우리의 사랑 실천은 주님과 같이 부자인 자캐오, 창녀들, 세리들, 어두운 그늘에서 일하는 사람들, 인간 이하에 대접을 받고 사는 이들을, 죽음에 처해 임종하는 이들에게 사랑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이같이 깨어 기도하고 사랑을 실천하며 때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지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