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소임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실천하지 못하는 일꾼은 참일꾼이 못됩니다. “추수할 것은 많은데 일꾼이 적다.” 이 말을 현대적 표현으로 일꾼은 많은데 참일꾼이 적다.”라는 말로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동네마다 예배당이며 성당의 수도 많아졌고 사제 수도 많아졌지만, 오늘날의 교회가 구원의 교회 모습은 점점 멀어져 가는 듯합니다. 40년 동안 본당 사목을 한 저는 '참일꾼이었는가?' 오늘 복음을 묵상하고 반성하며 가슴을 칩니다.

한 본당에서 11년을 사목하면서 이런 자랑을 하였습니다. "저는 군수 3명, 농협 지부장 1명, 경찰서장 1명, 국회의원 1명 외 온 가족을 영세 입교시켰다."는 것입니다. 어떤 본당에서 2년 10개월 동안 세례자 999명 그중에 공장 사장 10명, 학교 선생님, 회사 임원들 영세 입교시켰지만 '나는 무엇을 했는가?' 그들과 함께한다고 골프장도 가고, 술집도 가고, 고급 음식점도 가고, 일반 서민과 다른 삶을 살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주님의 참일꾼은 아니었습니다.

다시 돌릴 수 있다면 더 가난한 일꾼으로 살 수 있을 것인데. 그러나 요사이 나이 들어 하는 일은 그런 사람과 만나는 일도 없고 그럴 이유도 없이 수도원을 찾아오는 삶에 찌들인 사람들의 상담, 가난한 사람들과의 만남, 수도원 형제들의 힘든 사정을 들어 주면서 특별히 병실 수사님들의 만남이 내가 지금 올바른 주님의 일꾼으로 살고 있다고 생각해봅니다. 지금은 술과 담배를 끊고 술 "주" 대신 임을 찾아 즐기고, 담배 향에 취하기보다 주님께 드리는 향의 연기 속에 주님의 향기에 취하게 됩니다.

하느님의 모든 피조물은 구원을 받아야 할 권리가 있습니다. 자연사랑, 동물사랑, 나무 사랑, 물 사랑, 공기 사랑, 특별히 고통을 당하는 이들 가까이에 있어 그들에게 힘이 되고 기쁨이 되는 삶을 살아야 참일꾼이 되고, 그런 움직임 속에서 하느님의 뜻이 이 땅에 이루어지리라 생각합니다. 오늘은 수도형제들에게 월 피정 강론, 내일은 파티마 병원의 아침 일찍 미사, 다음날 나 환우들이 사는 삼청동 대림 특강과 미사, 그늘진 곳에 가는 것이 아무 소득은 없지만, 그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님 남은 얼마 안 되는 시간 한 초도 아껴 지금껏 잘못 산 어리석은 일꾼을 바르게 살게 하시고 더 고통이 심한 곳에 저를 보내시어 주님의 참 일꾼으로 살게 해주세요.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