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지지 않은 사람 <요한 1, 6-8.19-28.>

이 세상에는 알려지지 않으면서 자기 일을 다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알려졌으면서 자기 일을 다 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권력이나 재력이나 명예가 있다고 할 일을 하지 않고 남 위에 올라서서 만용을 부리는 사람, 나라 망신을 시키는 사람, 세상을 어지럽게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들이 없으면 기초가 흔들리고 쌀 한 톨도 입에 들어가지 못하는 형편에 이르고 그들이 기름때 묻히면서 묵묵히 일하는 덕분에 나라 경제가 상승하게 되는 알려지지 않은 숨은 일꾼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비정규직에, 저임금에 시달리고 직업을 쉽게 잃어버려 무직자가 되며 가난에 시달립니다. 주님은 병자를 낫게 하고, 죽은 자를 살리시고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시면서 십자가에 돌아가신 분이십니다. 주님은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으시고 “너희가 모르는 분으로” 남아 있기를 원하셨습니다. 주님은 요사이 흔히 말하는 관직이나 어떤 지위를 가지시지 않고, 교회의 교주도 아니요, 교황도 아니고, 주교도 아니고, 아무 직책 없이 그저 사람으로 세상에 오신 하느님이시며 성령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이, 우리 수도원에서 수사님으로 사는 이들이 한쪽 일자리에서 묵묵히 세상을 위하여 기도하고 일을 하면서 살아갑니다. 그들의 희생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오늘 예수님은 가난한 이들 안에 살아계신다고 하심같이 알려지지 않은 주님이 그들 안에서 활동하시고 그들을 통하여 세상을 변화시킵니다.

대기업은 중소기업을 중요하게 여기고 기업주는 자기들의 손과 발이 되어 움직이는 노동자들을 귀하게 여기고 사랑해야 합니다.

무엇이 되려고 하지 말고 무엇을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사제가 주교가 되려고 하지 말고 사제의 사명을 실천해야 합니다. 자동차가 겉모양이 보기 좋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속 기관이 좋아야 움직입니다.

저는 오늘도 숨어있고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에게 감사하며 모두가 그들을 고귀하게 여기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