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서를 지키는 예모 <요한 20,2-8.>

요사이는 위아래 없이 무질서한 세상에 사는 것 같습니다. 오늘 주님의 사랑 받는 제자 요한 사도는 무덤에 먼저 달려갔지만, 베드로보다 먼저 들어가지 않고 뒤따라 들어감으로 순서를 따라 예모를 지켰습니다. 순서를 지키는 사람은 질서 의식을 가지고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여유를 보이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남보다 앞서 가려고 하거나 뛰어넘으려 하면 엎어지고 넘어져 다리가 삐거나 부러져 상처를 받게 됩니다.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다가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한 공동체가 바르게 유지되려면 순서나 질서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수도원도 질서, 순서 의식이 강한 공동체입니다. 성당 자리, 전례 순서, 먼저 들어온 순서대로 서고 앉고 일의 순서도 위아래가 분명 합니다. 수도원 입회할 때 누가 먼저 들어 왔는가에 따라 순서가 정해지고 만일 형이 아우보다 늦게 수도원에 들어오면 아우의 뒷자리입니다. 이를 통하여 예모 있는 사람으로 성장합니다.

요사이 어른 공경의 정신이 희박해서 버릇없는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한 가정이 아름다운 공동체가 되려면 부모님을 중심으로 효도와 형과 아우의 올바른 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수도원도 아빠스님을 중심으로 순서를 지키며 예모 있을 때 친교도 이루어지고 서로 사랑하는 관계가 됩니다. 자기 순서를 기다리며 질서를 지키는 사람들이 사는 공동체는 언제나 아름답고 깨끗해 보이고 안정된 삶을 살게 됩니다.

남보다 앞서려고 하지 말고 길을 따라 선을 지켜야 차를 운전하는 사람은 사고를 내지 않고 목적지까지 잘 갈 수 있듯이 하느님 품에 이르기까지 예모 있는 질서 의식을 가지고 살아갑시다.

저는 무질서한 사람들이 성 요한 사도 같이 질서를 지키고 모두가 화합의 길로 나아가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