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평화 <루카 2, 22-35.>

오늘 아침에는 성체조배 시간을 가지지 못하였습니다. 세 분의 주님을 만나서 휠체어를 끌고 성당에 가느라고 겨우 기도 준비 종을 칠 때 내 자리에 앉게 되었습니다. 어제부터 오도 아빠스님이 휠체어를 타지 않으면 성당에 갈 수 없는데, 아침에 일어나 "혼자 성당에 가 성당에 가실 수 있습니까?" 물으니 "아니요, 휠체어를 타야 합니다." 준비될 때까지 방에서 기다리다 첫 종소리를 들으면서 모시고 성당에 가다 보니 요야킴 수사가 휠체어를 타고 작은 언덕을 못 올라가길래 아빠스님 모셔다 드리고, 다시 내려가 빨리 모시고 성당에 들어가서 보니 미카엘 수사가 아직 성당에 오시지 않아 병실로 가니 이제 준비하고 계셔 즉시 휠체어를 방 앞에 가져다 드리고 성당까지 끌고 갔습니다.

한숨이 나오면서도 비록 성체조배 시간을 채우지 못해도 마음 한구석에 참 평화가 일어났습니다.

세 분의 예수님을 만나서 내가 할 일을 다하였기 때문입니다. 오늘 시메온이 주님을 만나고 “이제야 하느님의 말씀대로 이루어졌으니 당신 종은 평화로이 떠나가게 해주셨습니다.”

참 평화는 해야 할 일을 다하는 사람에게 주어진 하느님의 큰 축복입니다.

모세의 율법에 따라 정결례를 행하는 요셉, 마리아 참으로 행복하게 성전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할 일을 하는 사람, 해야 할 일을 하는 사람은 참 평화를 맛볼 수 있습니다.

오신 주님을 어디서나 만나 서로 기쁨을 나누며 사는 것입니다. 주님은 현실 안에 현존하러 오셨고 현존의 장소는 사랑해야 할 사람 안에 현존하십니다. 시메온은 하느님의 사랑을 예수 아기에게서 보았듯이 우리도 하느님의 사랑으로 모든 이 안에서 주님을 만나고 그 안에 참 평화를 누리게 됩니다.

오늘 만나야 할 사람이 오후 4시에 온다고 통보 오기에 잠시 성탄 지내느라고 피곤이 겹쳐 하루 푹 쉬면 좋겠는데, 찾아온 주님을 거절할 수 없어 기다리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오늘도 할 일을 하도록 이끄시는 주님의 뜻을 따라야 합니다.

오신 주님을 보고 감탄과 찬미를 드리는 시메온처럼 믿는 모든 이가 어디서나 오신 주님을 만나 참 평화를 누리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