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이하며 '나이 82살 된 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위해 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나는 40여 년 전부터 그 해답을 알고 살고 있지만 잊고 살 때가 있습니다.

제가 나를 알기 위하여 만 8일 피정을 골방에서 하다가 하루는 거울에 비친 나의 얼굴을 보고 스스로 "너는 누구냐?" 물으니 “나는 하느님이다.”라는 해답을 얻고 그때부터 나는 하느님으로 살아야 함을 알고 하느님을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복음을 묵상하면서 “당신은 누구요?” 하고 요한에게 묻는 말에 이사야 말을 이용하며 “주님의 길을 곧게 내며,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다.”라고 한 것을 들으며 나도 사제가 되고 본당 신부로 있으면서 그렇게 살다가 스스로 지쳐 '나는 이렇게 살 수 없다.' 생각하고 보통 사람으로 살려고 하다가 마지막 결정하기 전 피정에 들어가 '나는 하느님으로 살아야 한다.'라고 깨닫고 지금까지 살고 있습니다.

하느님을 믿고 바라고 사랑하며 사는 것이 나의 의무로 생각하였지만 믿고 바라고 사랑하는 것이 나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믿어봐야 되는 일이 없고 바라보아야 받는 것이 없고 사랑해 보아야 사랑을 받지 못하고 고통과 시련만 쌓여 '이 길이 내 길이 아니다.'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피정 때 하느님을 직접 뵈옵고 “나는 누구입니까?” 물으려 하니 4일째 되는 날 "너는 나를 알기 위하여 가진 것 좋아하는 것 다 버려야 한다." 하시기에 “네.” 담배도 끊고 술도 끊고 가진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난 후 다음 날 거울을 보고 그 거울에 비친 “나를 보고 너는 누구냐?” 하니 “나는 하느님이다.” 그때부터 나는 하느님으로 살게 되었습니다.

하느님이 하느님을 섬기듯 섬기고 하느님이 하느님을 바라듯 하느님과 하나 되고 하느님이 하느님을 사랑하듯 사랑하여 하느님의 생명을 살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하여 하느님의 사람으로 하느님을 살게 되었습니다. 역사를 보면 한 처음 하느님은 말씀과 빛으로 계셨고 사람 안에 각자의 양심 안에 현존하시며 살아계셨습니다. 다음은 모세를 통하여 율법 안에 살아 계시면서 계명 안에서, 계명을 지키는 사람 안에 살고 계시다가 주님이 하느님으로 사람이 되신 후 하느님이 사람이 되신 것같이 사람이 창조의 목적대로 하느님을 닮은 사람으로 살게 된 것이 바로 하느님의 나라가 이 땅에 사는 모든 이 안에 임하시어 그 나라에 사는 모든 이는 하느님을 살게 되었습니다. 하느님의 생각과 말과 행위를 사는 것이 하느님을 사는 것입니다. 

저는 오늘도 모든 이가 하느님을 사는 것이 세상에 복음을 살고 전하고 나누고 하느님을 찬미 하는 것인 것을 알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