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 <요한 1, 29-34.>

새해 새날 우리는 서로 복을 빌어주며 인사를 나눕니다. 그런데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 무얼까? 남보다 높은 자리를 얻고 남 위에 사는 것일 수도 있고, 남이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지고 누리는 것일 수도 있고, 가까이 좋은 사람들을 만나 친교를 나눌 수도 있지만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자리와 소유와 친교가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는가가 문제입니다.

사람은 섬김을 받으면서 행복하지 않고 섬기면서 행복합니다.

누구를 위하여 무엇인가 할 수 있는 것 나를 행복하게 합니다. 가진 것을 내 주머니에 넣어두는 것보다 남을 위하여 내어주는 것이 나를 행복하게 합니다. 남에게 축하받고 좋아하는 것보다 이웃에 칭찬할 사람이 있다는 것이 나를 행복하게 합니다.

어제 우리 수도원은 빙고 게임을 하면서 그 많은 상품을 "빙고" 하면 타가는 사람들의 기쁜 얼굴을 보면서 행복하였고 다행히 나도 포도주 한 병을 "빙고" 하며 받아 들고 즉시 '이것을 누구에게 줄까.' 하다 침상에 누워있는 신부님에게 줄 것을 생각하면서 행복해졌습니다.

요한은 자기가 가지 것보다 주님이 가지신 것이 더 크고 자기 존재보다 주님의 존재가 더 영광스럽고 자기가 하는 것보다 주님이 하시는 것이 더 완전하다고 하시면서 주님의 길을 열어 주고 모든 이들을 주님에게 나가도록 인도하시며 행복해하였습니다.

사목자가 사목지에서 주님보다 자기를 드높이고 주님의 일을 자기 일로 착각하고 살면 불행의 시작입니다. 주님의 일을 하면서 언제나 "저는 무익한 종입니다." 하는 사람은 참 행복을 아는 사람입니다.

행복을 나누어 주는 사람은 누구보다 행복을 만드는 공장주 같은 사람이며 이런 사람으로 인하여 세상이 행복해집니다. 요한은 “나는 보았다...... 내가 증언하였다.” 보고 느끼고 체험한 바를 증언하는 사람은 주님으로 인하여 행복한 사람입니다.

오늘도 새해를 맞이하여 모두가 행복을 만들어 세상을 행복하게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