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로운 심판관 <마르코 2, 1-12.>

주님은 죄인을 단죄하러 오시지 않고 용서하러 오셨기에 죄를 뉘우치고 용서를 청하는 사람에게 자비로운 판결을 내리십니다. 죄를 물어 벌을 주시지 않고 죄를 지은 자를 복음으로 인도하십니다. 가난한 이를 멸시하지 않고 존중하며 감옥에 갇힌 자를 경멸하지 않고 찾아 주시어 위로하고 용기와 희망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이런 분에게 “하느님 한 분 외 누가 죄를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 하고 비난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오늘날 고백성사를 교회 생활의 장애물로 여기어 성사를 뒤로 미루거나 멀리하지만 고백소의 사제는 죄인을 단죄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자비의 은총을 증명하는 하느님의 대리인입니다. 사도들에게 메고, 푸는 권한을 주시어 사제들에게 계승하여 죄를 용서하는 성사입니다.

복음의 본질은 기쁨인 것같이 고백성사도 복음을 사는 사람들의 은총이며 하느님의 자비를 받는 성사입니다. 고백신부는 "왜 그런 죄를 범했어요." 하고 벌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모든 죄를 용서하며 죄에서 해방을 주는 해방자입니다.

자기 생각 잘못으로 범한 죄를 아니 무지로 범한 죄를 묻지 않으시고 그 해결책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아담이 죄를 범한 후 아담을 부르시고 벌을 주시지 않고 하느님 자신을 내어 주시기로 약속하고 약속을 지키시려 하느님이 사람이 되셨습니다. 다만 우리 죄를 용서하시려고 십자가의 죽음으로 대신하고 비록 죄 탓에 죽더라도 다시 살아날 기회를 주시려고 부활하셨습니다.

어려서 첫 영성체를 하고 어른들이 하는 말은 저 고백소에 신부님은 신자들의 죄를 듣고 대신 죄의 용서를 위하여 금식도 하고 고신 극기를 하신다는 말을 듣고 존경스럽고 '나도 언젠가 사제가 되어야지.'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지금 저는 그렇게 하지 못하지만 적어도 그 죄의 사슬에서 해방되기를 위하여 기도하고 약간의 희생도 하면서 죄인이 하느님의 자비 은총을 받도록 기도합니다. “주님 우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이 기도의 능력을 저는 믿습니다.

저는 오늘도 자비로운 심판관이신 주님을 믿고 우리가 모두 자비로운 심판관으로 잘못한 이를 판단하기보다 먼저 용서하고 하느님 자비의 은총을 받도록 기도합니다.